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황금빛 가을 들녁에서 식도락을 즐기다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10. 13. 00:58

본문

728x90
황금빛 가을 들녁에서 식도락을 즐기다
김포의 한 대하전문점을 찾아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유영수(grajiyou) 기자   
ⓒ2004 유영수
10월에는 각종 축제들로 전국이 떠들썩합니다. 먹을거리도 많고, 놀기에도 좋은 이 가을에 많은 사람들은 제철을 맞은 대하 축제를 찾아다닌다고 합니다.

남당리대하축제와 안면도대하축제 등 여러 곳에서 사람들을 손짓하지만, 우리 식구들은 가까우면서도 한적한 김포의 한 대하전문점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논과 밭이 펼쳐진 들판 위에 가건물을 설치해 놓고 인근의 직영양식장에서 가져온 대하를 1kg에 3만원씩 판매합니다. 서울에서 그리 먼 거리도 아니고 근처에 있는 대명포구도 들렀다 오기 좋아서, 해마다 대하 철이 되면 이곳을 찾곤 합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행주대교 남단을 지나 김포로 향하는 제방도로에 들어서자, 서울쪽 방향은 벌써 대하를 먹고 돌아오는 부지런한 사람들의 차량행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저렇게 막히니 우리 돌아올 땐 어쩌나'하는 걱정도 앞섰지만 좋아하는 대하를 먹을 생각에 금세 잊혀지고 맙니다.

▲ 사람들의 입맛을 위해 희생될 새우들이 펄떡거리며 들통 안에 담겨져 있습니다.
ⓒ2004 유영수
오후 4시쯤 되어 대하판매장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대하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야외에 마련된 평상에 자리를 잡고 대하 3Kg를 시켰습니다.

여기에서는 대하와 컵라면 외에는 판매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한번 와 본 사람들은 김밥이나 과일 등을 따로 준비해 오곤 합니다. 아무리 맛있는 왕새우라지만 그것만으로 식사를 대신하기는 힘들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희들도 김밥과 과일 등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 소금 위에서 새우는 노릇노릇한 색깔로 맛있게 변해 갑니다.
ⓒ2004 유영수
평상에 준비된 버너에 불을 켜 소금이 깔린 냄비를 약간 달군 후 살아있는 대하를 그 위에 올립니다. 뜨거워진 냄비 위에 대하를 집어넣으면 이놈들이 펄쩍펄쩍 뛰며 냄비 밖으로 뛰어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주 조심스럽게 대하를 집어넣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아니면 대하가 담겨져 있는 들통을 마구 들어 미리 기절시키기도 합니다. 대하가 노릇노릇해지길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니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들판과 산 너머로 해넘이를 준비하는 해의 모습이 장관을 이룹니다.

▲ 이때만 해도 해는 한참 후에나 넘어갈 듯 보였습니다.
ⓒ2004 유영수
▲ 풍성한 수확의 계절답게 벼는 누렇게 익은 채 들판을 수놓고 있었지요.
ⓒ2004 유영수
대하가 소금 위에서 적당히 노릇노릇해지자 식구들은 모두 손놀림이 분주해집니다. 원래 포도도 껍질과 씨를 모두 먹는 저는 새우 또한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냥 먹습니다. 물론 머리와 꼬리까지 남기는 것이 없지요.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남자들은 대부분 빨리 먹기 위해서 혹은 귀찮아서인지 껍질을 벗기고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새우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껍질을 까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 먹기 좋게 껍질을 깐 새우 뒤로 손놀림이 분주한 모습입니다.
ⓒ2004 유영수
준비해 간 김밥과 대하로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서 보니 산위에 떠 있는 해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감추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시원한 야외에 앉아 맛이 오른 쫄깃쫄깃한 대하를 먹으며 자연을 흠뻑 느끼는 기분은 말할 수없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 황홀한 감동을 오래 느낄 만한 시간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 해넘이는 순식간에 진행돼 어느새 해는 산에 걸터 앉아 있군요.
ⓒ2004 유영수
▲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새우는 쫄깃한 맛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줍니다.
ⓒ2004 유영수
예전 신랑 될 사람 얼굴도 못보고 혼례를 올리던 시절, 혼례식 당일 예식을 치르며 신랑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며 빨갛게 달아오른 새색시의 볼처럼 지는 해와 그 주변은 붉은 빛으로 보기 좋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 부끄럼 많은 새색시 마냥 해는 수줍은 듯 산 너머로 져버립니다.
ⓒ2004 유영수
▲ 넘어간 해를 아쉬워하는 필자의 마음을 새들이 알고 군무를 펼치며 위로해 줍니다.
ⓒ2004 유영수

2004/10/11 오전 11:17
ⓒ 2004 Ohmynews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