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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그 부분 다시 한번만 더 설명해주세요." 나의 간곡한 부탁에 젊은 선생님은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일주일에 두 번, 하루 2시간 강의에 나는 그런 부탁을 몇 번이나 되풀이한다. 어떤 때는 못 알아듣고 또 묻는 것이 미안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젊은 선생님은 얼른 내게로 와서 "지금 설명한 거 하셨어요?"하며 묻는다. 그가 설명한 내용이 없는 내 컴퓨터를 보고는 "제가 그럴 줄 알고 왔지요"하면서 그분은 친절하게 다시 설명을 해주곤 했다.
내가 몇 번씩 질문을 하니까, 선생님은 나보고 "앞에 앉으시길 잘 하셨네요"라고 말했다. "네, 잘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아예 앞에 자리 잡았어요. 질문하기도 편하고 선생님이 도와주기도 편하게요"라고 얼른 대답하니, 그곳에 모인 수강생들이 모두 웃는다. 처음 등록할 때 걱정과는 달리 다행스럽게도 포토샵 강좌가 무사히 열리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언제나 신선하고 기분 좋은 설렘을 준다. 그 설렘은 무엇에 도전하는 사람에게만 오는 보너스 같은 것이다. 첫 날은 포토샵이 열리게 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강의 시간에 맞추어서 여성회관으로 갔다. 모인 사람들은 보나마나 나보다는 젊은 사람들이다. 그래도 난 아랑곳하지 않고 제일 앞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것은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보다는 순발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또 앞에 앉으면 강사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첫째 시간은 제법 잘 따라할 수 있었다. 강의 시간에는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집에 와서 복습을 하면 어느 부분은 어려운 용어에 막혀서 그 다음 진도를 도저히 나갈 수가 없었다. 집에 깔려 있는 포토샵은 한글로 되어 있고, 교재는 모두 영어로 표기가 되어 있어서 더욱 헷갈리고 어려웠다. 그래도 빠지지 않고 나가니, 차츰 낯선 용어들이 조금씩 익숙하게 들려왔다. 영어로 된 용어를 강의를 들으면서 한글로 뜻을 바꿔 기록하려고 하니, 강의 시간이 몇 배로 빠르게 지나간다. 그리고 그날 배운 것은 집에 와서 복습을 했다. 그래도 모르는 것은 빨간 볼펜으로 표시를 해 놓았다. 그리고는 그 다음 강의 때 조금 더 일찍 가서 선생님한테 물어보기가 일쑤였다. 인터넷에서 보기만 했던 합성사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 줄이기, 밝고 어둡게 하기 등을 내 손으로 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 것들이 하나씩 완성이 될 때면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그럼 강사는 "아직 그 정도로 놀라지 마세요"라며 더 두고 보란 표정을 짓곤 했었다. 마지막 날에는 수강자들이 많이 결석을 했다. 그래서 교재에도 없는 '사람 얼굴에 주름을 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보너스를 듬뿍 받은 기분이 들었다. 이를 배운 수강생들은 "그러게 빠지면 손해라니까"라고 하면서 만족했다. 강사는 그날 보너스를 참 많이 주었다. 컴퓨터로 미인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나니, 수강생들은 박장대소를 하기도 했다. 정말이지 너무나 신기했다. 지난주에 그 강좌는 모두 끝이 났다. 한 달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배웠지만 극히 일부만이 내 것이 되었다. 애초부터 그런 일부만이라도 내 것을 만들기로 한 것이 목표였다. 기사와 사진을 올릴 때 실수를 하는 부분이 아직 남아 있지만 담당 기자가 설명을 해주면 쉽게 알아들을 수가 있으니 일부는 성공한 셈이다. 포토샵이 끝나는 날 젊은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은 나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었다. 포토샵을 배우면서 못 알아듣고 가만히 앉아 있을 때는 솔직히 조금은 민망할 때도 있었다. '혹시 나만 이렇게 못 알아듣는 건가?'하면서 걱정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종강 후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젊은 사람들도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나와 똑같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 중 젊은 사람은 "이 강좌가 언제 또 열리냐"고 선생님한테 물어 봤다. "한번 들어가지고는 도저히 알 수가 없으니, 한 번 더 들으면 그땐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설명과 함께…. 난 그 소리에 많은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아직도 내 주변에는 나이에 얽매여 배우고 싶은 것을 못 배우는 친구들이 더러 있다. 망설이는 몇몇 친구들에게 나이를 먹어서도 가슴 속에 뜨거운 열정이 남아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도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젊은 그들이 열 발자국 갈 때, 나이 먹은 우리들은 세 발자국, 아님 한 발자국씩만 가도 되니까.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이란 생각이 든다. 나이 든 후 새로운 무엇을 시작하면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이를 먹어서도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 ||||||||||||
2004/10/14 오후 2:59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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