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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경찰의 과잉진압은 계속되고

박종국교육이야기/함께하는교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7. 9. 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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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인 학생들, 누가 폭압적으로 가로막았나?"
장애인교육권연대·한특련, 경찰의 폭력진압 관련 인권위 진정서 제출
 
위드뉴스
 
지난 7월 12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특수교육 화형식'을 진행하던 중 진압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폭행과 몸싸움을 당했던 장애인교육권연대와 한국특수교육과학생총연합회(이하 한특련) 대표들이 23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애인교육권연대와 한특련은 경찰의 폭력과 폭언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기로 결정하고 진정을 내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의 만행을 알리기로 한 것이다.

경찰의 폭력 진압을 담은 사진을 들며 기자회견에 참가한 특수교육과 학생들 ⓒ위드뉴스
학생들은 "전경들이 여학생들의 머리채를 잡아끌어 여학생 2명이 실신했고 방패로 학생들의 얼굴과 상체를 가격해 여러 학생들이 부상과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남학생 3명을 끌고 버스에 태워 고개를 숙이게 한 후 5분 가량 군화발, 곤봉 등으로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한 전경은 '나는 사람도 죽여봤다. 너희들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해 학생들이 심한 육체적,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누가 지금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가?"

연대발언을 하고 있는 전장연 박김영희 공동대표 ⓒ위드뉴스
기자회견장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이하 전장연) 박김영희 공동대표와 구속노동자후원회의 이광렬 사무국장이 지지의 뜻을 가지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김영희 공동대표는 "어제 한 정치인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장애인교육의 문제점을 이야기하자 '그거 옛날 이야기하는 거 아니냐?', '장애인들도 의무교육을 받고 있지 않는가? 5년 전, 10년 전이나 그랬지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고 말하는 것을 보고 정치인들이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김영희 대표는 이어 "일 끝나고 TV를 보니 전경에게 시위대가 물을 주며 '배려있는 주장'을 하라는 공익광고가 나오더라. 마치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폭력 시위가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시위를 하면서 폭력을 한 번도 행사한 적이 없었다. 누가 누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폭력을 동원하면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며 같이 연대해 싸우겠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사건의 원흉인 교육부가 원망스럽다"

경찰의 폭력 진압과 그에 대한 경찰의 입장을 이야기하며 분노를 삭이고 있는 한특련 남수현 의장 ⓒ위드뉴스
한특련 남수현 의장은 "우리의 동생들, 친구들, 후배들이 받은 정신적인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면서 "여후배가 전경이 자기 가슴을 만졌다며 울다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올랐다"고 말했다.

남 의장은 이어 "관할 서에 중대장의 사과 등을 요구하자 경찰서가 일주일 정도 기다리라고 하더니 일주일 후에 '차에 부관이 타고 있어서 폭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며 폭력 진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폭력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만 했으면 없었던 일로 넘기려했는데 경찰이 오히려 그런 적 없다고 당당하게 나서는 모습에서 가장 많은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남 의장은 "전경들도 우리 나이와 비슷하고 사회에 나가면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전경들에 대한 미움은 없다. 우리를 이렇게 대치하게 만든 원흉인 교육부가 원망스럽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심정을 밝혔다.

인권위 진정까지 간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12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특수교육 화형식' 퍼포먼스를 진행하던 한특련 학생들과 이를 막으려는 전경들의 몸싸움 과정에서 전경들이 학생들을 방패로 가격하고 성추행까지 자행한 것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되었던 사건이다.

경찰, "정당한 시위 진압, 성추행,폭력 말도 안 된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위드뉴스
이 행사의 진압을 맡았던 종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위드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전에 5~10초 정도 소각을 하고 소화조가 불을 끄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허가를 했는데 합의한 시간이 지나고 불을 끄려 하자 학생들이 약속을 어기고 소화를 저지하면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먼저 소화조 조원들을 발로 차는 등 폭력을 먼저 행사했고 당초 소화조만 투입하려했으나 학생들의 저지가 거세자 조원들을 모조리 투입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피해 학생들이 낸 진정서가 인권위 접수처에 놓여져있다 ⓒ위드뉴스
수사 진압의 문제에 대해서는 "진압 과정에서 이런 불상사들은 자주 벌어진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정당하게 진압을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연행 과정에서 돌발적인 신체 접촉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추행을 하거나 몸을 만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해 과잉 진압설을 일축했다.

지난 이랜드 사태에 이어 한특련 학생들에 대한 과잉 진압 논란으로 경찰은 또다시 인권위의 진정 대상이 되었다. 어떤 결과를 인권위에서 내릴 지 주목된다. / 임동현 기자

 

 

특수교육학 화형식, 경찰 방패에 찍히고 강제연행
[현장] 전근배 한특련 집행위원장 등 남학생 3명 경찰에 강제 연행당해
 
위드뉴스
 
12일 오후 4시 세종로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특수교육 화형식’이 열렸다. 청사 후문에서 4일째 노숙농성 중인 한국특수교육과학생총연합회(이하 한특련)와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이하 교육권연대)가 주최한 화형식은 특수교육 전공서적을 불태우는 것.

좌절과 분노로 자기 몸을 불태우는 특수교육학

그동안 특수교육과 학생들이 배운 전공서적을 불 태워야 할 정도 벼랑 끝에 밀린 예비 특수교사들은 침통해 있다.
 
특수교육학 화형식 ⓒ위드뉴스
실기교사의 중등특수교사 임용 기회 부여를 즉각 철회하고, 치료교육 후속조치를 전면 수정해야한다고 목이 쉬도록 외쳤지만, 청사 17층의 교육인적자원부 특수교육정책과는 창문을 열고 내다보지도 않았다.

또한 장애인 교육주체들의 주도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되었지만, 법률 시행에 필요한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은 정부가 직접 주도권을 쥐고 추진하겠다는 의도 앞에 희망은 좌절과 분노가 되었다.

오후 2시부터 연 결의대회는 4시 전공서적 백여권을 도로에 내려놓고 신나를 끼얹는 순간 절정에 달했다.

앞서 경찰은 한 개 차선을 양보하며 전공서적에 불을 붙으면 소화기로 불을 끄겠다고 제안했고, 한특련 대표단은 ‘그러자’고 합의를 본 상태다.

‘특수교육학’이라는 조문 vs 경찰 방패

하지만 화형식을 하기도 전에 무장경찰은 차선에 나와있던 몇몇 학생들을 강제로 밀어냈고, 이 과정에서 경찰에 항의하던 학생은 방패에 찍혀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여학생들은 실신했고, 경찰의 입에서 갖은 폭언들이 쏟아졌다. 가장 많이 나온 욕이 ‘개새끼, 병신’이었다. 이 무더위에 경찰 역시 지쳐있었고, 극도로 흥분해있었던 것.

속수무책 경찰의 방패에 찍히고 있는 특수교육과 학생들 ⓒ위드뉴스
특수교육학 조문에 불을 붙였다. ⓒ위드뉴스
07학번이 대부분이었고, 여학생이 절반을 차지했던 농성단 학생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들어본 욕이었을 수 있다.

예정대로 화형식을 하는 걸로 경찰과 다시 합의를 본 학생대표단은 종이 박스에 차곡차곡 담은 특수교육학 전공서적을 검은 천으로 덮고, 그 위에 ‘특수교육학’이라는 조문을 붙였다.

불이 붙자마자 경찰은 소화기로 불을 껐다. 단 1초도 채 걸리지 않는 시간. 이번에는 아예 신나를 끼얹고 다시 불을 붙였다. 2초도 되지 않아 사방 10m가 하얀 분말가루에 뒤덮였다.

방패에 찍히고, 강제연행 되고, 성추행까지

화형식은 끝났지만, 싸움은 경찰측이 먼저 걸어왔다. 지지방문을 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이규식 활동가 등 휠체어 장애인 2명에게 시비를 걸던 경찰은 강제 연행하기 위해 휠체어에서 내동댕이쳤던 것. 바닥에 쓰러진 중증 장애인은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자 경찰은 강제연행 및 폭행을 시작했다. 1시간여 치열한 몸싸움이 있었고,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공포에 휩싸인 여학생들은 눈시울을 붉혔으며, 목청껏 ‘폭력경찰 물러가라’라고 외쳤다. 여기저기 주인 잃은 신발이 눈에 띈다.

경찰에 의해 목이 눌리고, 팔이 꺽혀 강제연행되고 있는 특수교육과 학생 ⓒ위드뉴스
야만적인 경찰 폭력에 큰 충격을 받아 실신한 여학생이 앰블란스를 타고 응급실로 향했다. ⓒ위드뉴스
전근배 한특련 집행위원장도 강제 연행되었다. 함께 연행되었던 여학생의 말에 따르면, 질질 끌려가 무진장 폭행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신발도 잃어버렸다고 한다. 나중에 확인 결과 남학생 3명이 강제 연행되었다.

앰블란스가 왔다. 실신한 여학생을 태우고 급히 응급실로 향했다. 인근 건물 화장실에 가는 여학생들도 보인다. 큰 충격을 받아 찬물에 세수를 시키러 간다고 말한다.

옷이 찢어진 학생이 마이크를 쥐고 결의대회에 참가한 특수교육과 학생 300여 명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핸드폰으로 촬영한 장면에서 경찰이 여학생을 성추행하는 장면이 찍혔다고 말했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비장애인이 존재한다

오늘 화형식에 참가한 학생 중에는 윤성문(25) 강남대 특수교육과 학생이 있었다. 중학교에 다니는 이 학생의 동생은 정신지체 2급이다. 원래는 3급이었는데, 학교에서 3년간 특수교육을 방치하여 장애가 더 심해지고, 자폐성향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특수교육학 화형식 전에 윤 씨는 이렇게 소리쳤다.

“내 동생은 학교에 가면 돈 빼앗기고, 핸드폰도 뺐기고, 온 몸이 신발자국 투성이다. 이것이 장애인 교육의 실상이다. 그런데 장애인 교육법 시행령은 정부 입맛대로 만드려 하고, 특수교육학을 말살하려는 자들이야말로 특수교육이 필요한 비장애인이다.”

경찰 방패에 찍혀서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 특수교육과 학생 ⓒ위드뉴스
한국의 특수교육학은 무장경찰의 방패에 찍히고, 성추행을 당하며, 병신소리 듣는 학생들에 의해 다시 쓰여지고 있는 중이다. /
이훈희 기자
 
위드뉴스 (www.withnews.com) / 대자보 제휴사
 
2007/07/13 [11:20]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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