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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노동자로 살고 싶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12. 1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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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노동자로 살고 싶다"
참여연대·민주노총 등 13일 '이주노동권 실현 위한 연대행동' 선포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김진희(winny78) 기자   
▲ '이주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행동' 참여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개선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2004 김진희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침해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가운데 오는 18일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을 맞아 이주노동권 실현을 위해 노동·사회단체들이 연대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민변,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민주노동당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주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행동'은 13일 서울 종로구 느티나무 까페에서 이주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행동 주간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은 UN이 지난 2000년 12월 18일 처음 정했으며 그 뒤 해마다 각국에서는 12월 18일을 전후로 이주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참여단체들은 이날 합동단속으로 인한 이주노동자의 인권침해 문제와 더불어 산업연수제확대 등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에도 날로 악화되고 있는 이주노동자 인권실태를 집중 성토했다.

아느와르 평등이주지부 위원장은 "합동단속으로 이주노동자들이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생 제도의 동시 시행으로 불법 체류자가 되는 산업연수생들이 늘고 있다"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산업연수제는 중소제조업 등 내국인 기피업종 인력난을 해소하고 개발도상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10년 전 도입됐으나 당초 취지와 달리 송출비리와 미등록 노동자 양산의 통로로 변질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8월 고용허가제 합법화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속하게 된 산업연수생들은 정부의 합동단속과 강제추방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노동권이 박탈되고 있다

▲ 아느와르 평등이주지부 위원장
ⓒ2004 김진희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무현 정부는 애초에 집을 잘못 지었다"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경제정책으로 노동권이 박탈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 부위원장은 이어 "이주노동자들을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대우하고, 그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사업이 절박하다"면서 "오늘 기자회견은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에 맞춰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된 이주노동자 정책을 폭로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준기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공동대표는 "한국의 40만 이주노동자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정부가) 산업연수생제도라는 첫 단추를 꿰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또 "단순히 단속과 추방을 반복할 게 아니라 신자유주의 질서와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한 합리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성 외국인노동자의집 대표는 "중국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 중 60% 이상이 조선족 중국동포"라면서 "세계 어느 나라도 자기 동족을 불법 체류자라고 낙인 찍고 체포하는 곳은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불법 체류자로 분류된 이주노동자들을 '취업관리제' 제도 안에 묶으면 취업관리제 자체로 모자라는 인력과 불법체류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취업관리제란 재외동포들이 한국에 와서 식당 종업원, 가정부, 간병인 등으로 일하도록 허가하고 있는 제도다. 김 대표는 "취업관리제로 5만여 명의 인력충원이 가능하지만 실제 취업관리제로 충당되는 인력은 2천여 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강기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을 맞이해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를 위한 국제협약(UN 이주민협약)을 한국 정부와 국회가 비준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강 사무차장은 "UN 이주민협약은 이주 노동자의 권리가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인권임을 천명하고 있다"면서 "세계 시민사회는 한국이 이주노동자들을 차별 없이 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천응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은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을 맞는 2004년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도 혹독하다"며 "한국 스스로 이주노동자들 차별을 철폐해나가는 것이 사할린 동포 등 우리 해외동포들을 위하는 가장 기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주노동권실현을 위한 연대행동 참여단체는 13일부터 19일까지 다양한 주간 사업을 펼친다.

13일 오후 4시 서울 종묘공원과 명동성당에서 금속노조·금속연맹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주노동자 문화제를 시작으로, 이주노동자 정책관련 토론회가 16, 17일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18일에는 전국에 있는 출입국사무소 앞에서 이주노동자 정책에 항의하는 동시다발 집회도 열린다. 이어 19일 오후2시에는 서울 대학로에서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총력 결의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2004/12/13 오후 2:51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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