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못생긴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너무나도 예쁜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여 그 여인을 사랑하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레 그녀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가 없어 용기를 내어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냉정하게 외면했습니다.
어쩔 수 없어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멋진 가면을 쓰고 청혼을 했습니다. 여인은 같은 사람인 줄도 모르고 그 가면의 아름다움에 반해 청혼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결혼한 후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슬플 때는 언제나 든든한 어깨가 되어 주고 작은 일 하나까지 세심한 배려를 해주었기에 그녀에게 그는 최고의 남편이었습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날, 남자의 친구 한 명이 집으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 친구는 그의 비밀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렇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버린 그 사람에게 얼굴이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고 생각한 친구는 장난기가 발동해, 신부를 놀래게 해줄 마음으로 갑자기 그의 가면을 벗겨버렸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못생기고 추하리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그는 이미 가면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으로 변해 있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디까지나 이야기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가 누구이든 사랑하면,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하면 사람의 모습도 바뀌게 된다고 합니다.
상대가 베풀어주는 사랑에 감사하고, 무엇이든 깊이 배려하며, 온 마음을 다해 변함없는 열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이 스며듭니다.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방법은 사랑하는 것,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지극히 한 사람을 사랑해 보면 압니다, 나의 감정의 잣대가 그 사람에게 얼마나 기울어지는지. 얼마나 그 사람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를. 자꾸만 눈에 밟히고 가슴에 아로새겨집니다. 그렇기에 살면서 사랑에 전율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그만큼 불행합니다.
흔히 물질적인 빚은 그만한 물질만 준비되면 언제든지 갚을 수 있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의 빚은 아무나 갚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빚은 아무나 갚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저 사랑한다는 '애착'과 '집착'으로 한 사람을 못살게 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오직 자기 자신의 '안주'와 '안온'만을 욕심 부리는 까닭에 애써 사랑한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상대에게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을 정신적인 피폐감을 줍니다. 육체적인 허망감을 안겨줍니다.
문제는 그러고도 자기 잘못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의 빚을 갚는 유일한 방법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아름다움 사랑을 넉넉히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그게 참다운 사랑법입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또 다른 사람에게 온전하게 전해주는 일은 아름답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로, 연인으로, 부부로 사는 행복한 인연은 결코 화려한 것은 아닙니다. 삶과 밀착된 자잘한 마음들이 모여 아름다운 사랑을 부추깁니다. 참 좋은 사랑은 그런 믿음들이 모여 세상을 더욱 맑게 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사랑표현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자기 자신에게 푹 빠져버린 나르시스처럼 객관화된 자신을 보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빠져 있어 자신만이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진정한 사랑하려면 내면의 거울 앞에 자신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
그런 점에서 보면 다음 이야기는 내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데 바로미터가 됩니다.
풍선 장사가 선전용으로 빨강, 노랑, 초록 풍선에 수소를 넣어 띄웠습니다. 아이들이 몰려와 하나 둘씩 사가기 시작했습니다. 앞에서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하던 한 흑인 소년이 “아저씨, 까만 풍선도 저렇게 하늘 높이 올라갈 수 있을까?” 라고 물었습니다.
풍선 장사가 대답했습니다.
“물론이지, 꼬마야. 풍선이 뜨는 이유는 풍선의 색깔 때문이 아니라 풍선 속의 내용물, 즉 수소 때문이란다.”
사물의 껍데기는 자신을 보호하고 감추는 기능은 있겠지만 그 속의 진실은 껍데기와 관계가 없습니다. 외모나 옷차림 같은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용물인 것입니다.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거울 앞에 자신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키는 얼마이고, 피부는 어떤 색이며, 머리는 어떤 스타일인가 하는 외양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마음까지 꿰뚫어볼 수 있는 거울 앞에 자신을 바로 세우는 작업, 내면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에 보다 충직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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