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일 치맛자락 날리는 그녀의 종종걸음을 보고 있노라면 집 안 가득 반짝이는 햇살들이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푸른 몸 슬슬 물들기 시작하는 화단의 단풍나무 잎새 위로 이제 마흔 줄 그녀의 언뜻언뜻 흔들리며 가는 눈빛, 숭숭 뼛속을 훑고 가는 바람조차도 저 종종걸음에 나가떨어지는 걸 보면 방 안 가득 들어선 푸른 하늘이 절대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 발걸음이 햇살이고 하늘인 걸 종종거리는 그녀만 모르고 있다
1959년 강원도 횡성 출생 1994년『한민족문학』 4집으로 등단 시집으로 『환한 저녁』『단절』등 밀양 밀성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