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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녀에게 필요한 것

박종국교육이야기/노는아이풍경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6. 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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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녀에게 필요한 것 498
관리자(good) 2008/11/06 17:07 92969



외국 선생님은 아이를 보자 너무 귀엽다며 “큐트” 라고 하면서 가까이 다가갔다. 아이는 선생님 생김새에 놀랐는지 아니면 우리의 많은 무리에 놀랐는지 선생님 얼굴을 향하여 침을 뱉었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우리 모두는 “와” 하고 웃었는데 선생님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아이는 수업 내내 우리들에게 계속 침을 뱉었고, 우리는 그때마다 웃으면서 침을 안 맞으려 도망다니느라 실습수업은 어수선하였다.

수업 후 토론시간이 되었을 때 선생님은 우리에게 오늘 실수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았을 뿐 아무도 선뜻 말하지 못했다. 선생님은 아이가 침을 뱉었을 때 왜 웃었느냐고 물었다. 아무도 대답을 못하자 이어서 우리가 웃는 것은 아주 올바르지 않았고 그로 인해 아이가 그런 행동을 계속했다고 지적하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에도 나는 속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아주 어린아이인데, 그리고 더구나 장애아동인데, 외국인들은 참 인정이 없네”라고 중얼거렸다.

선생님은 “정상아동이든 장애아동이든 일상의 생활을 가르쳐야 할 어린 시절에 올바른 것을 습득해서 습관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이런 것들은 사회 속에서 살아갈 때 요구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관련된 사례들을 설명하였다. 선생님의 말씀을 다 듣고서야 “그렇겠다, 그것을 미처 몰랐네” 하며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인데 왜 그때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까? 세살 버릇이 80을 간다는 우리네 말도 있지 않은가

나이 들어 결혼하고 세상에 나만 아들 둘을 낳은 것처럼 자랑스럽던 두 아들이 이제는 중 고등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아들들과 아주 작은 것 때문에 자주 실랑이를 벌인다. 왜 인사를 그렇게 해, 옷은 그게 뭐야, 왜 신발 끈은 잘 매지 못해, 밥 먹을 때 젓가락 사용이 그게 뭐니, 왜 화장실 사용하고 정리가 안돼, 침대와 책상 정리는 그게 뭐야 등 왜 그리 지적할 것이 많은지 내 자신도 놀라울 정도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다 내 교육의 잘못 때문이라 생각된다.

첫째는 아이가 나의 행동을 보고 그렇게 했을 것이고, 둘째는 어릴 적 그런 것들을 가볍게 여긴 내 불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결국 20년이 지나서야 바른 일상의 습관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고 그것이 쉽게 하루 이틀만에 고쳐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내 자신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것이 문제학생 뒤엔 문제부모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것이 나이가 들수록 깨닫게 되고 한 번 더 어릴 적 교육의 소중함을 느낀다. 과연 나는 어떤 엄마일까?

이러한 우리의 일상은 삶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이러한 일상의 활동을 작업치료학에서는 일상생활동작훈련 또는 일상생활활동(ADL)으로 지칭한다. 일상생활활동에는 생활에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밥 먹기, 옷 입기, 위생처리하기 등 기본일상생활활동(BADL)과 자기관리, 건강관리 등 수단적인일상생활활동(IADL)으로 분류한다.

일상생활활동은 수행정도에 따라 의존성과 독립성으로 나눈다. 특히 장애아동, 장애인 및 노인들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과 협조가 필요하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런 일상생활의 정도는 학교생활, 직장생활 및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이에 관한 훈련과 치료를 힘쓰고 있다. 하지만 과연 장애인에게만 독립적인 일상생활활동이 부족하고 건강한 사람들은 일상생활활동이 완벽한 것일까?

2년 전 일본의 치매노인들이 사는 소규모 그룹 홈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날 그 기관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치매노인 그룹 홈 벤치마킹이 목적이었다. 우리 일행은 약 20명 정도로 현관에서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통역관의 설명을 들으면서 실내로 우르르 몰려서 들어갔다. 좁은 현관은 신발로 인해 어지러웠지만 우리에겐 아주 익숙한 장면이여서 개의치 않았다. 실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잘 정리되었고 여기 저기 잘 둘러보았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려다 우리는 깜짝 놀랐다. 뒤죽박죽이던 신발은 짝을 맞추어 2줄로 나란히 정리되어 있었다. 그곳은 치매 노인들만 사는 곳인지라 우리 중 누군가라고 생각하고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그곳에 사시는 할머니를 가르쳤다. 할머니가 정리하시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나는 아들에게 야단 칠만큼 항상 잘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나는 나이가 들어가고 아들이 내말을 잘 듣지 않을 때마다 지금은 병석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한다. 아버지의 수입이 항상 부족했지만 5남매인 우리에게 필요한 일상의 활동들을 잘 가르치려 노력하셨던 어머니! 배움이 부족했어도 여러 비유를 생각하면서 하나 하나 가르치셨고 말썽장이 우리에게 큰소리도 내지 않고 한번도 큰매를 들지 않았던 어머니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지혜롭고 현명하게 자녀를 가르쳤다고 기억한다. 지금보다 휠씬 어려웠던 시절에도 우리의 어머니는 다른 사람과 폐가 되지 않도록 자녀를 잘 가르치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올바른 마음과 태도를 우리 아이에게 사랑과 인내를 가지고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가 사회의 일원으로 여러 사람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열린부모교육학회 양영애 (인제대학교 작업치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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