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교사들이 ‘학기 초에 시범타로 몇 명만 확 잡으면 일 년이 편해진다’라는 말을 잘 알지만 이 방법을 쓰지 않는 건, 그것이 교육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했다가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매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체벌보다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데, 이 경우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대응 방식이 좀 달라야 합니다.
중학생들은 어리고 아직 자신의 영역이 확고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교사의 접근이 비교적 쉽습니다. 튀는 아이들을 인정해 주고 대화를 많이 나누어서 마음을 열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학급운영에 방해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해야 합니다. 담임교사가 진실로 학급운영을 잘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담아 학생들에게 협조를 부탁하면, 아직 어리고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만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담임교사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라 줍니다. 어떤 경우엔 담임교사의 적극적인 후원자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단시간에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인내를 가지고 진실한 마음으로 학생을 설득할 때 가능합니다. 유의할 점은 다른 학생들이 그 아이들을 편애한다거나 교사가 그 아이들의 눈치를 보면서 학급을 운영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급 전체에게 학급운영 전반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특히 담임교사가 목표로 하는 학급이 어떤 것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활동이 필요하며, 학생들의 어떤 협조와 활동이 필요한지를 세세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담임교사는 진심 어린 마음을 전달하여, 튀는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을 학급활동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이미 그들은 학교생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애들인 데다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습니다. 당장 그 마음에 들어가거나 생활 방식에 영향을 주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런 학생들에겐 담임교사가 처음부터 너무 급하게 다가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의 영역을 인정해 주면서 학급운영에서 담임의 영역 역시 인정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일종의 ‘빅딜’이라고 하면 될까요? 처음엔 그렇게 출발해야 반발과 충돌이 적습니다.
그러면서 천천히 담임이 학급을 운영하는 방식을 인정하게 해야 합니다. 그 아이들을 섣불리 학급운영에 끌어들이려 하지 않고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 동시에 학급운영에 방해가 되는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고, 자신들의 영역이 침해되지 않는 한도 안에서 학급활동에 참여하도록 부탁합니다. 차차 시간이 흐르면 그들도 담임의 활동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차츰 마음을 여는 녀석들도 생겨납니다.
그들이 그렇게 배타적인 자신의 영역을 구축할 때까지 수많은 담임교사들의 영향이 있었으며, 그 영향으로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품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이기 때문에 학년 말까지 담임교사와 좋지 못한 관계가 이어질 수 있으며, 끝까지 학급운영의 방관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담임교사가 인내를 갖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보이면서 끌어 간다면 학년이 지나서라도 마음을 엽니다. 그때는 정말 미안했는데 말을 할 수 없었다면서 말입니다. 그것도 보람이겠지요.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학급활동을 하며 일깨워 줘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담임교사가 하는 학급활동들이 ‘재미’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재미를 위한 것이라면 놀이공원에 가거나 재미있는 게임을 하면 되겠지요. 그러나 교과에는 교과 내용이 있듯이 학급운영에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있으며, 그 과정들이 학급 활동입니다. 공부가 하기 싫은 것처럼 학급 활동도 귀찮고 하기 싫을 때가 있지만, 담임이 하고자 하는 학급운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이기에 같이 하자고 설득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앞서 담임교사가 자신의 교육철학을 점검하고 학급운영의 목표를 세워 놓아야 합니다. 학생들은 말은 하지 않지만 신념을 가진 교사를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념은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학생들을 설득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