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서 양보 없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선거연대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ID 막걸리)
"김근태는 임종인으로 단일화해서 야당이 처음으로 완벽하게 똘똘 뭉치는 판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민주당 지도부에 역제안해야 한다. 그것이 야당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ID 그리피스)
최근 김근태 지지자들의 모임인 <김근태 친구들> 카페에 올라온 목소리들이다.
▲<김근태 친구들> 카페 ⓒ대자보
오는 10.28 재보선 경기도 안산상록을의 유력한 전략공천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손학규 전 대표를 향한 민주당 지도부의 삼고초려와 사뭇 다른 반응에다, 당내 예비후보자들의 극심한 반발까지 겹쳐 김 전 의원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근태 친구들> 회원들이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야3당과 각계 인사가 지지선언한 임종인 전 의원을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우는 데, 김근태가 앞장서라."는 주문까지 쏟아내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명분없는 안산 출마, 민주주의 세력 좌초시킬 것
김 전 의원의 전략공천설이 본격화된 지난 11일 이후 <김근태 친구들>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한 의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김 전 의원의 안산 출마에 부정적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의 전략공천이 '진보연합 후보 임종인 제압용'으로 거론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이디 '섬마을선상'은 "GT가 안산에 나가는 모습은 MB 심판론과 당의 명령을 성실히 수행하는 장수의 모습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옹호했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
아이디 '낮달'은 "명분도 당위도 허약한 상태로 '뻔한 조건' 하나만 달랑 들고 김근태가 안산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다면, 그 길로 김근태 아니 대한민국 민주주의 세력의 좌초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김근태가 범민주세력의 제도정치 영역 내 연대를 추동하고, 비제도권(시민사회운동+서민 실생활) 영역에서 민주주주 회복과 실질적인 민생정치의 전형을 가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고언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가세가 기운 후 문패가 바뀌고 집주인이 잇달아 운명하자, 이번엔 젯밥과 유산 상속의 서열을 둘러싼 암중모색만 흐를 뿐 식솔(당원)과 이웃(국민)을 돌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수도권 진보의 싹' 임종인을 김근태가 왜?
아이디 '막걸리'도 12일 글을 올려 "명분이 없고, 도봉에선 배신자, 안산에선 철새로 낙인 찍히며, 당선된들 2년 반짜리 금뺏지 한번 더 달고 은퇴 수준이라 살아도 죽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적어도 이명박 대리인이라 평가되는 곳으로 출마하여 당락의 관계없이 죽어도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낮달'도 "절대 동의한다."며 "차라리 과감하게 옛 동지 김영환과 민주당을 설득시켜 안산의 단일후보로 임종인을 지원하는 길이 정도이자 상책일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 이유로 "(임종인 단일후보는) 단순한 단일화가 아니며, 민주주의 구심과 변방을 아울러 범민주주의의 싹을 틔울 수 있는 '모종일'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자 '막걸리' 회원도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수도권에서 10% 정도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면 캐스팅보트를 인정해야 하고, 안산에서 양보 없이 은평이나 다음 지방선거에서 선거연대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 양보론에 가세했다.
그는 또 "임종인 전 의원이나 이정희 의원 같은 분에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분들의 판을 만들어 주는 것도 김근태 의장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해, 김 전 의원이 임종인 야권 단일후보 만들기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15일에도 글을 올려 "(김근태 전략공천 논란에서) 안타까움은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진보의 싹을 키워볼 수 있는 기회의 상실 염려가 김근태 일신의 무게보다 천배 만배 무겁고 소중함이거늘, 김근태 이름 석자가 왜 그곳에서 꽃가위를 들고 거론되고 있느냐."며 임종인 제압용으로 김근태가 거론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근태, '임종인 야권단일후보' 역제안해야"
아이디 '그리피스'도 17일 <김근태 ‘노욕의 정치인’이 될 것인가?>란 장문의 글을 통해 "설사 당선된다 해도 얻는 것보단 잃는 게 훨씬 크다는 게 문제"라며 "그야말로 상처뿐인 영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솔직히 야당 의원 중에 임종인 전 의원처럼 모든 진보정당과 시민사회 유력 인사들로부터 마음으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치인이 과연 누가 있느냐."며 "이런 정치인을 김근태가 민주화의 큰 어른으로서 야당의 미래를 위해 앞장서서 키워줘도 모자랄 판에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나서겠다는 건 김근태의 정치 인생에 커다란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고 안산 출마를 강력 반대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김근태가 극적으로 재기하려면, 죽어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과감하게 야권 대연합을 위해 '민주당 양보론'을 들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근태가 가야할 길로 "임종인으로 단일화해서 야당이 처음으로 완벽하게 똘똘 뭉치는 판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민주당 지도부에 역제안해야 한다."며 "그것이 야당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해줘야 하고, 당 지도부를 되레 설득하고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김근태 입장에서 안산 출마와 임종인 지지의 정치적 득실로 따지면 후자가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김근태 친구들> 전 대표, 임종인 지지선언 동참
그런가 하면 <김근태 친구들>의 전 대표인 오용석 개방과통합연구소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있었던,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과 시민사회 각계 인사들의 '임종인 지지선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상 <김근태 친구들>의 주요 맴버들이 '임종인 지지'로 기울었다고 볼 수 있다.
김 전 의원 입장에선 자신의 지지그룹 내에서 '안산출마 반대-임종인 지지' 요구까지 쏟아져 나와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