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취임 이후 용산참사 현장 방문을 제1의 핵심과제로 내세운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가 자신의 '약속대로' 추석일인 3일 오전 남일당 건물을 방문해 "한 자연인으로서의 무한한 애통함과, 공직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날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약속한' 정 총리는 5명의 희생자 영정에 조문을 마친 뒤 유족들과 만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나, 검찰의 수사기록 공개와 참사 해결방안 등 유족들의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약속 지킨' 정 총리, "용산참사는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정 총리와 주호영 특임장관 등은 이날 오전 9시 남일당 건물에 마련된 '희생자 분향' 천막을 방문, 유족들 및 문정현 신부 등과 함께 30여 분 간 대화를 나눈 뒤 용산참사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총리'로서 적극 나설 것을 약속했다.
정 총리는 자신이 직접 준비한 약식 기자회견문을 면담 이후 발표, "저의 방문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곳에 와보니, 용산사고와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우리 사회에 없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거듭 하게 된다"고 밝혔다.
▲ 정운찬 총리는 3일 오전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을 방문, 유족들과 30여 분 간 면담을 갖고 원만한 해결을 약속했다. ©CBS노컷뉴스 (자료사진) | | 이어 "(용산참사는)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앞으로 용산문제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난제들이 하루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기를 바란다"며 "모든 문제의 당사자들이 조금씩만 양보한다면 해하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우리 사회가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화해와 관용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배려와 양보로 균형을 잡아가게 되기를 기대하고, 그렇게 되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정 총리는 제2의 용산참사 재발을 막기위한 방안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소유자와 세입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을 방향으로 보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하는 등 구체적 해결책 대신 원론적 입장 만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 "총리로서 사회갈등을 조정하고 통합을 구현하는 데 최우선을 두고 국정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많은 서민들의 생계와 직접 관련이 있는 재개발 사업의 제도에 대해서는 더 큰 관심을 가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다섯 분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지 250일이 지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 한 자연인으로서 무한한 애통함과 함께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거듭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정 총리,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선 사실상의 '난색' 표시
이날 정 총리가 용산참사 현장을 전격 방문한 것은 지난 22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발언한 '약속'에 따른 것으로, 올 초 1월 20일 참사 발생 이후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과 면담을 가진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 총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총리가 되면 가장 먼저 유족과 만나 현실을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총리 임명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선 "나는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다. 한번 한다면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날 방문은 사태해결의 접점을 찾지 못했던 이전 까지의 상황 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대화채널 마련과 검찰의 수사기록 공개 등에 대해 사실상의 난색을 표했다는 점은 향후 해결책 모색에 어려움을 예고케 하고 있다.
실제로 정 총리는 "용산참사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하면서도, 유족들의 구체적 요구에 대해선 "수사기록 공개는 재판이 진행중이므로 어렵지 않겠느냐", "정부가 직접 나서긴 어렵다"는 등의 입장을 전달했다.
▲ 정운찬 총리는 이날 '원만한 해결'을 약속했으나, 유족들의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 CBS노컷뉴스 (자료사진) | | 한편 '용산 범대위'는 이날 정 총리 방문 직후 논평을 통해 "기존 정부의 태도와 비교할 때 전향적인 것으로서,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본다"고 밝히면서도 "총리가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러지 못해서 유감스럽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 총리가 '중앙정부는 용산 참사 해결의 직접적인 주체로 나서기 힘들다'고 말한 것과 관련, 범대위는 "정부가 당사자간 대화를 주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는 했지만 상당히 염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재판 상의 문제'를 이유로 '검찰의 3천 페이지 수사기록' 공개에 난색을 표한 것에 대해선 "총리는 법무부장관을 통해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므로, 이는 의지를 갖고 추진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범대위는 향후 장례절차와 관련, "오늘 총리는 총리실과 유가족, 범대위가 협의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담당자를 둘 것을 약속했다. 총리실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하여 하루빨리 장례를 치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오늘 총리가 유가족을 조문하고 위로한 것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태도로 생각하며, 앞으로 총리실과의 협의를 통해 참사 해결 및 장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
관련기사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