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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민들을 '조삼모사' 원숭이로 아나"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1. 25.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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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민들을 '조삼모사' 원숭이로 아나"
27일 '국민과의 대화' 일방통행 논란…진중권 "손석희 대신 MB 100분토론"
 
취재부

지난해 촛불정국 직후와 올 초 취임 1주년을 즈음한 두 차례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야권의 비판과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갈 수 없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27일로 예정된 '세종시 관련 TV 출연'에서도 국정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브리핑 내용만 본다면,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 원안 수정'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동시, 각종현안에 대해 '어떠한 질문도 피하지 않을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지난 두 차례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예상은 굳이 야권의 비판이 아니어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 일방적 정권 홍보와 국민 혼란에 대한 지적이다. "국민을 '조삼모사'에 나오는 원숭이로 아는 모양"(진중권 문화평론가)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MB, 취임 후 세번 째 '국민 대화'…'세종시' 정면돌파 의지
 
취임 후 세 번째인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뒤, 자신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언급한 '원안 추진' 약속에 대해 '대국민 사과' 수준의 유감을 표명할 걸로 알려졌다.
 

▲ 지난해 9월9일 진행된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     © 청와대


앞서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깊이 있게 국민 궁금증에 답하면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가 필요한 부분에는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감 표명'에 대해선 "사과를 할 것인지, 유감을 표명할 것인지는 명확히 결정된 것이 없다"며 "(언론이) 너무 앞서가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운찬 총리의 주례보고와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회동 등에서 이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있었으나, 공중파를 통한 이 대통령의 '세종시 입장 표명'은 사실상 '대통령의 입'을 통해 국민에게 발표하는 첫 공식 입장인 셈이다.
 
그만큼, 세종시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극한 갈등이 전개되고 있는 시점에서 현 정부의 '원안 수정' 입장을 그대로 밀고나가겠다는 '정면 돌파' 의지로 해석되며,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복안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박 대변인은 '모든 현안'이라는 전제를 달면서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으며, 최근 이 대통령 스스로가 밝혔듯 "야당이 정치적인 이유로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할 걸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세종시와 관련돼서 대통령이 국민과 대화하는 첫 번째 자리가 될 것"이라며 "그 만큼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들도 관심을 가지실 것이다. 지금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저녁 10시 부터 MBC를 포함, KBS, SBS, YTN, MBN, OBS 등 사실상 모든 공중파 및 케이블 뉴스채널을 통해 100분간 생중계된다.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2분)과 일반 및 전문 패널과의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문패널로는 김호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와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연희 'Bain&Company' 대표가 나올 것이라고 박선규 대변인은 전했다.
 
야권 "27일 저녁 홈쇼핑 매출액 기대된다"…'전파 낭비' 지적도
 
하지만 당장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의 야권은 이 대통령의 '대화'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권 홍보를 위해 모든 방송사가 동원된다는 지적에서 부터,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과의 대화가 아닌 세종시와 관련한 '약속 이행'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설픈 사과와 변명은 국민의 저항만 야기할 뿐"이라며 "후보 시절에 한 약속, 당선되고 난 후의 약속을 지켜야지 어설프게 사과하고 변명한다고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는다"고 맹성토했다.
 
특히 모든 채널에서 방송되는 것에 대해 "공중파 3사 뿐 아니라 YTN, MBN까지 동원돼 국민의 채널 선택권은 완전히 박탈됐다"며 "토론과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정권을 홍보하고 자신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주입하는 형태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노영민 대변인도 '기대되는 27일 저녁의 홈쇼핑 매출액'이란 제목의 브리핑에서 "공중파 3사는 물론 모든 뉴스전문 채널까지 총동원하여 대통령의 재미없는 연설을 들어야하는 국민들로서는 그야말로 금요일 밤이 고역일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 야권은 일제히 이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전파낭비일 뿐 아니라, 일방적 정권홍보 자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청와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극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자유선진당도 "참으로 간사한 정부다. 이제 표 받을 일이 없으니 사과한다는 것이냐"며 "표 얻을 일 있을 때 가졌던 흑심이 이제는 사라졌단 말을 믿으란 말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선영 대변인은 "의원하나 설득하지 못하면서 무슨 국민과의 대화냐.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논란에 쐐기를 박겠다는 것"이라며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라고 밝혔다.
 
진중권 "그렇게 건설 하고싶으면, 레고 블록 사다가 청와대에서 혼자 즐기라"
 
한편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도 24일 저녁 자신의 블로그에 'MB, 손석희 대신 100분 토론?'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손석희씨를 몰아내더니 아예 자기가 100분 토론 진행자로 나설 모양"이라며 "그게 어디 토론이냐.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지적했다.
 
진 씨는 "세종시 문제는 지난 정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이다. 대통령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건설이 하고 싶으면, 레고 블록 사다가 청와대에서 혼자 즐기시면 안 되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세종시 대안으로 MB가 제시한 과학도시는 지난 정권에서 검토해 본 결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며 "도대체 이 분들, 그 동안 뭐 하셨는지 모르겠다. MB라는 개인의 학습부진을 왜 국민 전체가 책임져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진 씨는 "주호영 특임장관의 말에 따르면, 각하께서는 한번도 '세종시를 원안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적은 없었다. 그렇게 우기던 분들이 이제 와서 웬 사과냐"며 "국민을 조삼모사 고사에 나오는 원숭이쯤으로 아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진 씨는 "MB가 하는 사과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 우리는 촛불집회를 통해 이미 경험한 바 있다"며 "아침이슬을 부르며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하더니, 그 다음에 어떻게 했느냐. 상황 끝나니 촛불시민들을 다 잡아가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 사건을 통해 우리는 MB 각하의 품질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엔 무슨 노래 부르려고 하느냐. 사과하신 다음엔 또 누굴 잡아갈 것이냐"고 밝혔다. 정 총리에 대해서도 "정운찬이 총대를 메고 추진하는 세종시 수정은 즉흥환상곡"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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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1/25 [12:0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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