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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희망, 부실한 사업 즉각 중단해야"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1. 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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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희망, 부실한 사업 즉각 중단해야"

탄식 쏟아진 4대강 사업 한강 기공식 규탄 대회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수천개의 풍선과 '사람과 함께하는 한강'이라는 현수막이 떠오르며 폭죽이 터지자 환호성이 일제히 터져나왔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절망과 안타까움이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27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이포대교 둔치에서 열린 4대강 사업 한강 기공식의 모습이다.


폭죽과 풍선..한편에는 반대 펼침막

'4대강 사업 멈춰'라는 펼침막 사이로 축포와 풍선이 떠오르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정부는 이날 '한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한강유역 4대강 공사 시작을 알린 반면, 행사장에서 50미터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정당, 환경단체, 종교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남한강 죽이기 기공식' 규탄 대회가 열렸다. 규탄대회 참가자 100여명이 구호를 외치는 소리는 기공식 선언과 동시에 터진 폭죽소리와 행사 참가자 1천여명의 환호성을 압도했다.


대회에 참가한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오늘 참으로 슬픈 현장에 왔다. 마음과 몸이 모두 슬프다"고 운을 띄웠다. 유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수만, 수억년을 스스로 살아온 자연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취임 2년만에 사람의 마음까지 갈갈이 찢어놨다"면서 "저 강 안에 있는 생명, 국민의 생명은 생각도 않는 국가원수"라고 목청을 높였다.


유 의원은 "보를 설치하면 수질이 나빠져 결국 복구를 위해 공사하게 될 것이 뻔하다. 물막이를 왜 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공사를 저 혼자만 안다고 한다"며 "뭐든지 포크레인만 들이대면 해결되는 줄 아는 대통령은 제발 나라를 그만 망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홍관 민주노동당 환경위원장은 "가물막이 공사가 끝난 후 저 첨벙대는 여울은 사라지고, 동시에 강마저 죽어버릴 것"이라며 "단군 이래 최대의 살상정부가 결국 모두를 죽음으로 이끌고 갈까봐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 개탄스러워했다.


조용희 목사와 정우식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도 4대강 사업의 '위법성'과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키면서 강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남한강 바라보며 구호

참가자들이 행사장을 바라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참가자들이 바라보는 남한강의 모습은 이미 공사가 꽤 진행된 상태였다. 보 설치를 위한 가물막이 작업을 한 지는 몇일이 지난 것 같았고, 트럭과 블도저는 이 작업을 위해 흙을 부지런히 나르고 다듬고 있었다. 그래도 그 사이에서 일고 있는 강여울은 아직 생동감있게 출렁이고 있었다. 이항진 경기환경연합 집행위원장은 "아마 몇개월 후면 저 여울도 우물처럼 죽어버릴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 정권은 강을 파헤치는 구시대적 토목사업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그들만의 정권을 연장하고자 하는 더러운 희망일 뿐"이라며 "더러운 정권의 부실한 사업은 즉각 중단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운찬 총리,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김문수 경기지사, 이병욱 환경부 차관 등이 참석한 정부행사는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규탄대회에서 터져나오는 한숨과 분노를 아는지 모르는지 손범수 아나운서의 진행과 초대가수들의 축하무대로 시작 전부터 행사 분위기는 고조됐다.


정운찬 총리는 치사를 통해 "4대강 사업은 죽어가는 강을 생명이 살아 숨쉬는 강, 활력이 넘치는 생활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고 생태계도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한강 유역은 2011년 말까지 한강 본류와 남한강, 북한강 일부 구간에서 둑(91.2km)을 보강하고 하도(4천700만㎡)를 정비하게 된다. 또 강변 저류지 1곳과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등 3개의 보가 설치될 예정이다.


한강 죽이기 기공식 규탄대회

규탄대회 참가자들이 큰 펼침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희비가 엇갈리다

희비가 엇갈린 한강 기공식 현장.ⓒ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구호 외치는 참가자

규탄대회 참가자들이 4대강 사업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숙연한 참가자들

한강 기공식 장소에 모인 규탄대회 참가자들이 숙연한 표정으로 서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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