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국제도시로서의 이미지 격상'을 내건 스노보드 대회 개최 등 최근 광화문 광장을 활용한 서울시의 '이벤트성 홍보사업'이 논란을 일으키자, 오세훈 시장이 10일 비난의 역풍을 맞고 있는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그러나 '시민 소외형 광장'과 '이중잣대' 논란 까지 불러온 사업들에 대해 '도시마케팅 사업'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란 말로 서울시 정책 추진의 당위성만 설명했을 뿐, 시민들의 우려와 비판여론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그간 서울시장 재선 도전을 천명해온 오 시장을 향해 "이명박 대통령을 따라하려다가 국민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민주당), "관제 문화의 정수를 연출하고 있다. 이게 다 'MB병'"(문화평론가 진중권)이라는 성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입장' 밝힌 오세훈, 비판여론은 쏙 빼고 '도시마케팅 사업' 홍보만… 오 시장은 이날 '시민고객에게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노보드 대회'와 관련, "세계 최초로, 대도시 심장부 한복판에 아파트 13층 높이의 점프대가 설치된다는 것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이슈"라고 밝혔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노보드 대회' 등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CBS노컷뉴스 (자료사진) | | 서울시는 11~1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 대회'를 위해 세종대왕 상 뒷편과 경복궁 앞 지점에 높이 34미터, 길이 100미터 규모의 대형 점프대를 만들었으며, 이 기간 중 광화문을 '문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시민들의 장소를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 행사는 철저히 봉쇄한 채 대기업 후원 사업에만 문을 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심지어 대회 기간 중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외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그리고 서울을 '가장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로 선택하도록 적극적인 도시마케팅이 절실한 때"라며 "'2009 서울스노우잼'이 바로 그러한 분위기를 붐업 시키기 위해 마련된 대표적 사례"라고 정당화 했다. 또 "내로라하는 각국의 최고 스노우 보더들이 광화문광장을 배경으로 펼치는 실력겨루기는 유로스포츠와 ESPN 등 전 세계 170여 개국에 3일간 방영될 예정이어서 이번 대회가 가진 파급력은 실로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장점'을 부각시켰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이러한 사업들에 역점을 둬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마케팅, space 마케팅, 브랜드 이미지 제고 노력들은 지난 민선4기가 출범한 시점부터 다양하고도 치밀한 기획하에 체계적으로 추진되어 왔다"고 자신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들은 '2010 한국 방문의 해'를 계기로 한국관광을 세계시장에 획기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전초적인 정지작업이었다"며 "정부 추진 VISA제도개선 등 각종 관광선진화 정책과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그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서울시 노력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금년 11월말 기준 서울 소재 특급호텔의 숙박 예약율은 90%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2006년도 72%대에 비해 엄청난 상황이며 관광객 증가율 또한 2005년 기준 30%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 시장은 '<아이리스> 광화문 촬영'에 따른 논란을 의식한 듯, "이 드라마는 이미 16개국에 수출이 예약되어, 16개국 국민들이 우리의 광화문이 갖는 매력, 서울이 갖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 시장은 시민들의 비판여론은 언급하지 않은 채, 되레 드라마 촬영과 대형 이번트 행사로 겪을 '시민들 불편'이 필수불가결한 사항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아이리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여러분께서는 불편함을 잘 이해하시고 적극 도와 줬다"며 "대규모 도시마케팅을 위한 공간활용에는 불가피하게 시민여러분들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번 주말 3일간에 걸쳐 열리는 스노우잼 대회 또한 마찬가지"라며 "아무쪼록 서울시가 21C 대한민국 서울의 새로운 먹고 살거리를 위해 추진하는 도시마케팅 사업에 시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유력 차기 서울시장'의 정면돌파?…"정치적 계산 앞서" 이날 '도시마케팅 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골자로 한 오 시장의 입장 표명에선 광화문광장 사용에 대한 비판여론은 일체 언급되지 않았다. '차기 서울시장 유력후보'인 오 시장의 정면돌파 의지가 드러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서울시장 경쟁자'로 떠오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의 잇단 '오세훈 때리기'와 관련해서도, 서울시 정책 추진에 따른 장점을 통해 원 의원의 주장을 일축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원 의원은 최근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해 오 시장을 강도높게 비판했으며, 지난 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선 "지난 4년 간 무엇을 했느냐", "광화문 광장은 '세계 최대의 중앙분리대'"라고 비판했다.
▲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의원은 최근 잇따라 오세훈 시장을 비판했다. © CBS노컷뉴스 | | 하지만 오 시장의 '정면돌파' 선언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대기업을 향한 서울시의 자의적 홍보행사와 이에 따른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 광화문 광장이 오 시장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 등 야권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불도저식' 정책 추진 등과 연결시켜 오세훈 시장이 재선을 위해 시민들의 장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서울시 정책 자체의 순수한 의미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선다는 지적이다. 민주 "정신 차리라"…진중권 "이게 다 MB병"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몇 백 년을 이어 내려온 경복궁 앞에 흉물스러운 골조물이 쌓아지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따라하려다가 국민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오 시장의 재선 도전을 연결시켜, "얼마 전 한강 르네상스라고 해서 강변에 시멘트 구조물을 덕지덕지 발라놓더니 이제는 광화문 광장에 이상한 구조물을 쌓고 있다"며 "흉물스런 구조물을 쌓으면 서울시장에 재선될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질타했다. 우 대변인은 "역사적인 문화재 앞에 너무 몰역사적이고 반문화적인 공간을 만들어놓아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이미 예정된 (스노보드) 대회라 어쩔 수 없지만 다음부터 이런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면 안 된다. 정신 차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도 지난 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보자보자 하니까 막 가는 모양"이라며 "시민들의 의사표현은 철저히 가로막고, 돈 쳐들여 관제 문화의 정수를 연출하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히다"고 맹성토했다. 진 씨는 "이게 다 MB 병"이라며 "일각에서는 광화문 광장을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라고 부른다. 서민들은 굶는데 몇 백 억씩 들여 사진발 잘 받는 호화청사 짓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씨는 "(오세훈 시장의 이같은 정책은) 재선을 위한 발악으로 볼 수 있다"며 "세금 쳐들여 이벤트질이나 벌이는 이 고질병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선거 때 표를 제대로 던져서 구시대의 쓰레기들을 난지도에 매장하자"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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