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까
박 종 국
방학이라 아이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 그러니 맘 잡고 책을 읽기보다 텔레비전을 가까이하거나 컴퓨터에 매달린다. 애써 뜯어 말려도 말을 듣지 않는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엄마는 열불이 나고 목청이 높아진다. 방학은 아이들에게나 부모의 입장에서 여간 애꿎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바깥에 나가 놀아라, 고 해도 아이들은 시큰둥하다. 날씨가 추운 까닭도 있겠지만 나가봐야 함께 놀 친구도 없을뿐더러 놀이 자체도 별 재미가 없다. 그냥 컴퓨터를 끼고 앉아 인터넷 바다에 풍덩 빠지면 그것으로 아이는 모든 세상을 다 만난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보통 낭패가 아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학원이다 과외로 바득바득 공부하고 있는 데 이러다가는 내 아이만 뒤쳐지는 것 같아 안달이 난다.
그런데 아이가 몰두하고 있는 인터넷을 슬쩍 들여다보니 이건 숫제 공부하고는 별반 다른 세상이다. 문제다. 요즘 아이들이 즐기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거의 다 죽이고, 부수고, 심지어는 피가 터지는 게임들이란 데 있다. 싸잡아 속단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정도를 벗어나고 있다. 그러니 부모로서 다그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상대방을 주먹이나 도검류, 총기류를 이용해서 죽이는 게임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폭력성이 높은 게임에 접속하는 경우가 빈발하다. 단지 인터넷을 하거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이렇게 폭력성이 심각한 게임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을 생각할 때 부모가 특히 주목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신체적으로 귀중하게 생각해야하는 가치를 배워야 할 나이에 지금 우리 아이들은 아무런 가책도 없이 상대방을 죽이면서 희열을 느끼는 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 세상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까? 모든 전염병이 그러하듯이 ‘치료적 접근’보다는 ‘예방적 접근’이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나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예방적 접근은 그렇게 쉽지 않다. 우리가 매일처럼 먹는 음식은 몸 어딘가에 포만감을 느끼는 장치가 장착되어 있는 반면, 욕망이라는 대상은 포만감을 느끼는 장치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조건 아이들을 닦달할 것이 아니라 욕망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조절(통제)능력’과 ‘분별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그 재미있는 게임에 빠져드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이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재미있는 게임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고, 온라인 게임 중독으로 인해 해를 입지 않도록 스스로 인터넷 게임 세상에서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컴퓨터에 심각하게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마땅한 처방전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 눈으로 보아야 한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사이버 공간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을 대신해서 브레이크를 밟아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밟게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자신들의 욕망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인터넷 게임을 선택할 수 있고, 인터넷 게임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자신에게 유익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최선의 방법이다.
물론 그 속에서 아이들이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함께 재미를 추구하고, 스스로는 게임중독의 위협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극복해 가도록 자의식을 고취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은 행동이 인터넷 게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지켜가도록 훈련된 아이들은 언제든 사이버 욕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한데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온라인 게임을 부모가 애써 하지 말라고 닦달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뜯어 말려도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 사이버 세상과 더 친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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