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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이가 희망입니다

박종국에세이/독서칼럼모음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11. 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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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이가 희망입니다


박 종 국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를 좋아합니다. 칭찬은 인간을 교만하게도 하고 겸손하게도 합니다. 칭찬은 남이 해 주는 것이지 제 입술로 자화자찬하는 것이 아닙니다. 칭찬도 다이아몬드도 희귀하여야 가치가 또렷해집니다.


칭찬하는 데 지체하지 않아야합니다. 그러나 남에게 칭찬을 받아도 자신의 판단을 잊지 말라고 했습니다. 칭찬에 대한 금언이 많습니다. 칭찬하는 것이 비난하는 것보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덮어놓고 칭찬하는 것보다 심금을 울려줄 수 있는 칭찬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해맑은 아이들과 생활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제 반 아이들과 친교(rapport)가 유다릅니다. 그렇다고 남다른 비법(know-how)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하찮은 일이더라도 아이들을 존중하고, 다 다름을 인정하며,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뿐입니다.


먼저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인정해 줍니다. 아이들 눈높이로 생활하면 또 다른 사랑이 엿보입니다. 아이들은 큰 것 욕심 부리지 않습니다. 단순해서가 아니라 아직 마음결이 때 묻지 않아서 청명한 까닭입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좋은 빛을 가졌습니다.


예년처럼 올해도 수업 방법을 달리했습니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판에 박은 듯한 교과서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실생활과 밀착된 이야기를 좇습니다. 그러니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수업에 동참하려는 아이들의 눈매가 돋보입니다.


아이들의 심성을 도야하는 것이 꼭 교과서만을 달달 왼다고 해서 전부가 아닙니다.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들로 산으로 갈 수도 있고, 좋은 책들을 돌려 읽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밝혀볼 수도 있어야합니다. 해서 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생기면 마음이 넓어지고 자신감도 따라 붙게 마련입니다.


제 반 아이들, 지난달까지 줄곧 동시를 외우다가 이번 달부터 창작동화를 읽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건성으로 책을 읽었다면, 지금은 책을 대하는 눈빛부터 야무집니다. 독서하는 태도가 바지런해졌다고 할까요?


책 읽어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참된 벗이나 친절한 충고자, 유쾌한 반려자나 충실한 위안자의 결핍을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독서에 의해서, 사색에 의하여 정신적으로 성숙해집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이면 장차 어른이 되어도 책을 가까이 하게 됩니다.


교사로서 아이들과 함께한 이후 ‘하루에 책 한 권을 읽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을 철칙처럼 지키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습니다. 독서를 하는 것과 같은 영속적인 쾌락은 또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무작정 책만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내보이는 언행 중에 가장 이중적인 태도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녀들에게 책 읽기를 다그치는 것일 겁니다. 부모 자신은 버젓이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에 빠져 있으면서 아이들에게만 책 읽기를 닦달하는 것은 좋은 일은 못됩니다.


책은 아이들만 읽어야하는 전유물이 아닙니다. 책을 너무 급하게 읽거나 생각하지 않고 읽는 것은 씹지 않고 식사하는 것과 같습니다. 먼저 좋은 본을 보이면 굳이 책 읽으라 얘기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따라 읽습니다.           


아이들이 차분하게 글을 읽으니까 달라지는 게 한둘 아닙니다. 글을 읽을수록 사리분별력이 생기고, 눈빛이 밝아지며, 총명해졌습니다. 다들 예전보다 더 친절하고 다정하게 지냅니다. 말씨도 고와지고 부드러워졌습니다. 일마다 하고자 하는 열의가 높아졌습니다. 담임으로서 더 없는 행복입니다. 그래서 책 읽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챙겨가며 칭찬하고 있습니다. 책 읽는 아이가 희망이기 때문이지요.


근데, 우리 반 남학생들 볼멘소리 하나합니다. 그것은 지나치리만치 여학생들만 사랑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차별이 심하다고 우겨드는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제자들을 보면, 초등학교 때의 따뜻한 부추김이 한 사람의 장래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학생들만큼은 사회적 고정관념을 벗어나 자신의 잠재능력을 맘껏 발현할 수 있도록 생각가지 하나를 더 챙겨줬을 뿐입니다. 그게 사내아이들에게는 차별로 보였나 봅니다. 2010. 1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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