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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가 늘고 있다

박종국에세이/왼손잡이비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1. 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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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6월05일 제 160호

‘오른쪽 머리’를 개발하자

이기우/ 한국창의성연구소장·교육심리학 박사

외국의 경우는 왼손잡이가 10∼15% 정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왼손잡이 금기가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5% 정도로 비교적 적은 수에 불 과하다. 그러나 왼손잡이를 억지로 오른손잡이로 교정하게 되면 말더듬이 가 되거나 정서적인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또 왼손잡 이의 장점과 교육적인 면에서 바람직한 지도방안이 제시되면서 우리나라 도 왼손잡이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왜 왼손잡이 예술가가 많은가

인간은 생후 7∼8개월께가 되면 손의 발달이 현저해지기 시작하여 어느 쪽의 손을 주로 사용하는지가 결정되게 된다. 조금 늦은 아이들은 생후 1 년 정도가 돼서 두 손을 모두 잘 쓰다가 오른손이 아니면 왼손잡이로 고 정돼 버린다. 그러나 처음부터 오른손이나 왼손만을 써 버릇하여 그대로 영구히 굳어지는 아이들도 있다. 그리고 몇달 동안은 주로 어느 한쪽 손 만을 쓰다가 다른 쪽 손을 쓰기 시작하는 아이들도 있다. 따라서 아이가 어느 한쪽 손을 주로 사용한다고 해서 너무 어린 시기에 왼손잡이 또는 오른손잡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손의 사용은 뇌의 발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뇌의 왼쪽반구는 언어를 구조화하기, 낱말의 의미를 파악하기, 계산하기, 숫자나 사람이름 기억하 기와 같은 언어 및 수를 다루며, 오른손을 관장한다. 그리고 대뇌의 오른 쪽반구는 사람얼굴 기억하기, 소리나 위치·형태 파악하기, 시각 및 공간 지각하기 등을 다루며, 왼손을 관장한다. 따라서 좌뇌반구는 계열적, 언 어적, 논리적, 분석적인 특성이 있고, 우뇌반구는 시·공간적, 종합적인 특성이 있다. 이는 운동선수나 예술가들에게서 왼손잡이가 더 많다는 점 에서 입증되고 있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좌·우뇌반구의 의식 차이는 어떤 학습과제를 학습하는 학습 양식에서도 차이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우뇌반구는 좌뇌반구보다 비언어 적인 심상을 사용하고, 비논리적이고 비교적 덜 분석적인 방법을 사용하 여 학습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논리적이고 계열적인 학습에서는 좌뇌반 구가 작용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므로 좌뇌반구는 읽기, 쓰기, 말하 기, 셈하기와 같은 학교학습의 기초적인 능력을 관장하고, 우뇌반구는 음 악, 미술, 운동, 말하기 등의 예술적인 능력을 관장한다. 

특히 우뇌는 직관적 사고 및 통찰, 그리고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자유연 상을 통하여 마음 속에 상을 떠올리는 심상을 관장하므로 새로운 사고, 폭넓은 사고, 다양한 사고로 불리는 창의성과 직접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하게 간주되고 있다.

이와같이 왼손을 관장하는 우뇌반구의 중요성에 비춰보아 왼손잡이를 억 지로 교정한다는 점은 오히려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오히려 오른손과 왼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양쪽 두뇌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주는 것이 뇌생리학적으로 볼 때 더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뇌생리학적 관점에서 아동의 양쪽 뇌를 자극함으로써 두뇌 발달을 균형있게 촉진시키고자 하는 전뇌교육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전뇌교육 이론에 따르면 이제까지의 교육이 좌뇌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점이 있으므로 앞으로는 우뇌를 발달시키는 교육을 통하여 인간의 전체적 인 두뇌 능력을 균형있게 개발하자는 주장이다.

두뇌개발 노력, 일찍부터 시작해야


이제 왼손잡이를 마지못해 받아줘야 한다는 단순한 주장을 뛰어넘어 오히 려 왼손을 자주 사용하여 우뇌를 발달시킴으로써 창의적인 능력을 길러줘 야 할 것이다. 즉, 어릴 때부터 바둑알이나 동전, 장난감 등 물건을 집을 경우에도 양손을 사용하도록 하고, 가위질, 숟가락질, 그림을 그릴 때에 도 왼손을 자주 사용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나아가 우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놀이로서 수수께끼 놀이, 스무고개 놀이, 같은 카 드찾기 놀이, 끝말 이어가기, 첫글자로 시작하는 단어 말하기, 왼손으로 가위 바위 보 게임하기, 실뜨기 놀이 등의 상상력 및 직관 훈련 놀이 활 동은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음악 듣고 몸으로 표현하기, 동화 듣고 그 림그리기, 찰흙으로 모양만들기 등의 감각 활동 및 도형 인식 훈련은 우 뇌발달과 함께 창의성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인간의 두뇌는 각기 성장하는 기회를 갖는 분량만큼 성장한다. 특히 어린 시기일수록 뇌의 성장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 발달을 위한 노력은 일찍부터 시작할수록 바람직하다. 왼손잡이를 위한 지도 역시 빠른 발견과 그에 적합한 지도를 통해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능력을 최대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copy;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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