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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왼손잡이

박종국에세이/왼손잡이비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1. 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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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은 왼손잡이었다. 소년 적에 하루 8시간 피나는 레슨을 계속했지만 현(絃)을 괴는 받침대가 오른손잡이로 돼 있었기에 한계를 느끼고 바이얼린을 짓밟아 부수고 그 줄로 목을 매려 든 적도 있었다.

그의 희극이 반체제로 일관된 것도 오른손잡이가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저항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포드 미국대통령이 대중 앞에 나섰을 때 곧잘 비틀거렸던 것은 왼손잡이인 그에게 오른손잡이와 똑같은 행동을 요구한 때문이다.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도 왼손잡이었다. 공식통계가 없었던 우리나라 왼손잡이수가 200만명으로 전체 성인 인구의 4%라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의 왼손잡이 비율인 15%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

올림픽 참가선수로 왼손잡이가 매회 늘어나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전 참가선수의 18%가 왼손잡이었다. 우리나라에 왼손잡이가 적은 건 오른쪽을 숭상하고 왼쪽을 천시하는 존우좌비(尊右左卑)사상 때문일 것이다.

옛 양반들 오른손은 상체를 작업할 때만 쓰고 왼손은 하체를 작업할 때 썼을 만큼 차별했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어릴 적에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는 피나는 노력을 했고, 그것이 감소요인으로 작용한 것일 게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오른손잡이 위주의 기존 생활문화에 저항하고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은 거리에 나아가 외쳤다. 「왼손잡이가 커피잔을 들면 꽃무늬가 반대쪽으로 돌아가 보이지 않고 트럼프를 부채꼴로 펴들면 왼쪽 구석에 적힌 숫자가 가려 보이지 않는다.

전기 다리미질할 때 왼손을 쓰면 코드가 앞을 가려 불편하기 짝이 없다. 미국에는 왼손잡이 연합이 있어 의원을 하원에 보내는가 하면 계산기를 왼손으로 치는 사무원에게 오른손 쓰도록 강요한 회사상대로 법정투쟁을 벌이는 등의 파워 행세를 하는 한편 왼손잡이 전용상품을 개발, 전국에 150개 연쇄점을 영위하고도 있다.

성인 2백만의 왼손잡이 수는 소비자 파워로도 막강하고 경제적으로도 자립을 할 수 있는 시장이요 전통적 편견에 대결, 싸울 지적 전력도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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