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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거짓말_서현

박종국교육이야기/좋은훈육부모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7. 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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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거짓말
서 현 : 조선대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교수 | 이메일 :
기사 게재일 : 2010.07.26

매주 월요일 대부분 유치원에서 공통적으로 실시하는 교육활동이 있다. 아이들이 주말에 무엇을 하였는지를 또래 앞에 나와서 이야기 하는 시간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도 배운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나누기 시간에 간혹 “어제 우리 아빠랑 피자 먹으로 레스토랑에 갔어요”, “우리 집에 아이가 태어났어요”, “자동차를 새로 사서 3대나 있어요” 등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발표하는 유아도 있다. 심지어 어떤 유아들은 이야기나누기 시간이 끝나고 또래와 함께 놀이를 하는 시간에도 “우리 집엔 장난감 공장처럼 장난감이 많아”, “어제 우리 아빠가 장난감을 한 트럭 사오셨어”, “어제 난 미국 갔다 왔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유아기의 아이들은 공상과 현실의 구별을 잘 못한다. 유아의 거짓말 중 대부분은 공상과 현실의 구별이 확실하지 않아서 진짜가 아닌 것을 진짜인 것처럼 표현하는 데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한 유아가 꿈속에서 미국을 갔으면 이 유아는 이 일이 마치 현실에서 일어난 것처럼 착각을 해 또래 유아들에게 미국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인지하지도 못한다. 심지어 자기 자신이 가지고 놀고 있는 강아지 인형이 책상에서 떨어지면 “우리 집 강아지 인형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다리가 부러졌어. 그래서 지금 동물병원에서 치료 중이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현실과 공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유아기 발달단계의 특징 중 하나다. 모든 사물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물활론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유아들은 현실과 공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고 해도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만 3세와 4세에 가장 활발하게 나타난다.

유아기의 부모나 교사에게는 이러한 거짓말 중 개입과 지도가 필요한 거짓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위에 예시로 들었던 거짓말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일부러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고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므로 이러한 유형의 거짓말은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없어진다.

심지어 그 시기에 아이들이 산에 관해 알고 싶다거나 로봇 장난감을 사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겼을 때, “나 어제 산에 갔어”나 “로봇 장난감 선물 받았어”와 같이 말한다면,  이 정도 거짓말은 부모와 교사가 이해해 주어도 된다.

하지만 유아가 싫거나 고통스러운 것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만드는 거짓말, 다른 것을 보충하기 위해 만드는 거짓말은 ‘하면 안 된다는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것이 그냥 용납되면 안이하게 살아가는 방식이 몸에 습관화되기 때문이다. 인간 생활을 버티게 해 주는 큰 기둥 중 하나는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타이르듯이 옳고 그름을 알려 주어야 한다.

부모와 교사는 유아들이 마음을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 하는 거짓말과 같은 표면적인 것에 집착하지 말고 그 아이가 진정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를 정확히 이해해서 그것을 만족시켜 주도록 해야 한다. 어른들이 보면 아주 큰 거짓말 같이 들려도 아이에게는 그것이 필수적인 생활 수단이고 적응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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