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게임 세상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2. 16. 11:04

본문

728x90

[박종국의 글밭 2011-97]


게임 세상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박 종 국


온라인 게임에 흠뻑 빠져 사는 요즘 아이들을 어떠한 문명이기도 근접할 수 없는 산간오지에 보냈다고 가정해 보자. 어떨까? 몸에 지니고 간 스마트휴대폰이나 게임기는 소용없다. 왜? 전기 자체가 공급되지 않으니까. 잠시라도 틈이 생기면 휴대폰게임기를 만지작거려야 하는 아이들이 통화가 안 되는 먼먼 벽촌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아이들의 행동은 어떨까? 짐작하건대 아마 단 상반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길길이 날뛸 것이다. 산토끼를 잡아다 아무리 공들여도 집토끼로 기르기 어렵듯이 자못 힘들지 않을까.


그렇다. 요즘 아이들은 텔레비전보다 온라인 게임을 더 좋아하고, 인터넷보다 핸드폰에 더 절친하다. 아이들에게 핸드폰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통신수단만이 아니다. 이미 핸드폰은 초고속유선인터넷에 버금가는 속도로 진화한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브로(Wireless Broadband)와 유비쿼터스가 바로 그것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그동안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서 즐기던 모든 것들을 손 안에서 즐기고 있다. 참으로 집적된 세상이다. 텔레비전을 포함해서 세상에 재미있는 모든 것들이 핸드폰 속으로 들어왔다. 아이들은 그 재미있는 것을 즐기기 위해 하루가 부족하다. 손 안에서 100배 빠른 인터넷이 구현되고, 100개 텔레비전 채널이 나오는 별천지다. 그러니 아이들은 학교에서 학원에서 그 재미있는 것을 제쳐놓고 애써 공부하려 들지 않는다. 접속 미디어들보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교와 가정에서는 아이들과 늘 긴장과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상대방을 주먹이나 도검류, 총기류를 이용해서 죽이는 게임이 대부분이라는 데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폭력성이 높은 게임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아이들이 즐기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거의 다 죽이고, 부수고, 심지어는 피가 터지는 게임들이다. 이렇게 폭력성이 심각한 게임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신체적으로 귀중하게 생각해야하는 가치를 배워야 할 나이에 아무런 가책도 없이 상대방을 죽이면서 희열을 느끼는 훈련(?)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싸잡아 속단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정도를 벗어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이 변한 것만큼 아이들의 성장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의 아이들은 어린시절에는 좋은 학교, 좋은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는 것에 만족하였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그것으로 부족하다. 대부분의 시간을 인터넷을 접속해서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사이버 세상은 학교학원보다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더구나 가정보다도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렇듯이 온라인 게임 세상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모든 점염병과 질병이 그러하듯이 치료적 접근보다는 예방적 접근이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나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예방적 접근이 그렇게 쉽지 않다. 우리가 매일처럼 먹는 음식은 몸 어딘가에 포만감을 느끼는 장치가 장착되어 있는 반면, 욕망이라는 대상은 포만감을 느끼는 장치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 욕망에는 한계소비성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욕망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조절(통제)능력’과 ‘분별능력’을 키워야한다. 아이들이 그 재미있는 게임에 빠져드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재미있는 게임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고, 온라인 게임 중독으로 인해 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는 능력을 가져 인터넷 게임 세상에서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명심해야할 것은 부모나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신해서 브레이크를 밟아주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 스스로 밟아야 한다. 그게 아이들이 자신들의 욕망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인터넷 게임을 선택할 수 있고, 인터넷 게임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자신에게 유익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이다. 아이들을 그 속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재미를 추구하며, 게임중독의 위협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당당하게 극복해 가도록 자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은 행동이 인터넷 게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지켜가도록 훈련된 아이들은 언제든 사이버 욕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온라인 게임을 부모가 애써 하지 말라고 다그치거나, 책망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일 수밖에 없다. 2011. 02. 15.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