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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2. 1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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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글밭 2011-106]

 

밥상머리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박 종 국

 

삼세지습(三歲之習) 지우팔십(至于八十). 세 살 버릇 여든까지 따라갑니다. 평소 아이들의 행동양태를 보면, 조그만 일 하나부터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습니다. 물론 아직 여물지 않은 아이들이라 좋게 받아들이면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드시 꼬집어 주고, 따끔하게 충고하고픈 마음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습니다.선생으로 산 꼬장함이 몸에 밴 까닭입니다.

 

사람이 사는 데 기본적인 것은 의식주입니다. 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해도 먹고, 입고, 안주할 여유를 가지지 못하다면 좋은 결실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면 기본에 충실하라고 다그칩니다. 물론 바짝 마른 스펀지 같은 아이들은 흡습성이 강해  권하는 족족 좋게 받아들입니다. 교육은 참다운 의식화의 과정입니다. 안 되면 되게 하라고 하였듯이 끊임없는 반복이야말로 아이들의 삶을 충실하게 챙겨주는 바탕이 됩니다.

 

때문에 특히 음식을 대하는 데 남다른 관심을 갖습니다. 점심시간은 물론, 수학여행 때나 수련활동 중에 아이들이 음식 대하는 버릇을 세세하게 지켜봅니다. 대부분 크게 걱정 삼을 것은 없으나, 개중에 식탐이 두드러져 보이는 아이가 있습니다.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고 빨리 먹으려고 합니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라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것을 탓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많이 먹으려는 데만 욕심 부리는 아이들 한테는 제재가 가합니다.

 

요즘은 자녀가 많이 두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제 자식이 더 예쁘고 귀엽습니다. 그래서 고슴도치 사랑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챙겨주는 게 부모의 사랑인양 과신합니다. 넘치는 자식 사랑이 종국에는 과식하기에 이르고 비만한 아이로 자랍니다. 고도비만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대개 먹성이 좋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경우 친구관계나 학습활동이 더디고, 신체활동 또한 재바르지 못합니다. 때문에 그러한 스트레스를 먹는 데 푸는 경향이 농후합니다.

 

아이의 식사습관은 여간해서 바로잡기 힘듭니다. 학교 급식시간에 먹는 양으로 따지자면 덩치에 관계가 없습니다. 물론 몸이 푸짐한 아이들이 많이 먹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일반적인 고정관념일 뿐 사실과 크게 다릅니다. 아이들 중에는 오히려 몸집이 왜소하거나 빼빼 마른 아이들이 먹는 양이 더 많습니다. 일정하게 주어지는 양이 날마다 적다고 한두 번 더 받아먹습니다. 급식지도를 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뜯어 말릴 수도 없고 해서 마음만 달을 뿐입니다.

 

아이들 스스로 많이 먹는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여자 아이들도 별 거리낌 없이 얘기합니다. 요즘 세상에 끼니를 굶을 정도로 영양 공급을 부실하게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몇 번이나 말려도 끝내 더 먹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아이들이 먹어대는 음식 양이 만만치 않습니다. 예쁜 아이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주라고 했습니다. 음식을 많이 먹이고 먹을거리에 너그러운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적당하게 먹어야하는 양을 가늠하지 못합니다. 조금이라도 자기 입맛에 맞는 음식을 대하면 그냥 먹어댑니다. 그런 까닭에 적절한 식사지도가 따라야합니다.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많습니다. 때문에 따뜻하게 음식을 챙겨줄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런따닭에 손쉬운 즉석식품이나 가공식품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의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지고, 부모의 말씀이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식사습관에 대한 자잘한 문제는 거기에서 비롯됩니다. 한번쯤 곰곰이 따져 보아야할 문제입니다. 자녀가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울수록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갑니다.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서 애써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 생활에 기본이 되는 식사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밥상머리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단지 비만아가 문제가 아닙니다. 2011. 0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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