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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유지의 비결 하나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2. 4. 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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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일상이야기 2012-108


체중 유지의 비결 하나


박 종 국(교사, 칼럼니스트)


허리띠 길이와 수명은 반비례한다? 심각하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체중에 신경 쓰지 않았는데, 작년부터 여러 직함을 갖고부터 아랫배가 눈에 띠게 불거졌다. 뱃살이 한 옴큼 잡힌다. 그래도 그전에는 배 나왔다고 여간 핀잔을 주어도 '인격'이라며 받아넘겼는데, 막상 정도를 지나치자 행동이 꿈 뜨고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기에 이르렀다.


잦은 술자리가 문제다. 안주는 두말할 여지도 없다. 과음은 물론 날마다 한두 잔 홀짝홀짝 마시는 술이 살찌는 원흉이다. 항간에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찌고 소주를 마시면 살이 안 찐다는 것은 잘못된 오해다. '맥주는 살이 찌고 소주는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은 엉터리 상식이다. 맥주는 먹으면 배도 부르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도 많고, 알코올 농도가 낮기 때문에 다른 술에 비해 살이 찌지 않는 편이다.


술은 실제로 칼로리가 매우 높다. 그것도 다른 영양소는 전혀 없이 탄수화물만 있는 칼로리 덩어리다. 소주 한 병이면 밥 두 공기와 맞먹는 칼로리다. 술의 칼로리는 알코올 농도와 관련이 깊다.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칼로리도 높아진다. 즉 맥주보다 소주의 칼로리가 높고, 소주보다 위스키나 고량주 같은 독한 술의 칼로리가 더 높다.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비결은 딴 게 아니다. 가능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며, 틈나는 대로 운동하는 거다. 더욱이 밤 9시 이후에는 어떠한 먹을거리도 입에 대지 않으면 저절로 홀쭉해진다. 나도 몇 번이나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런데 음식은 절제하라면 하겠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쉽지 않았다. 고양이가 생선을 어찌 그냥 지나 치리요. 직장일로 기분 좋다고 한 잔, 상사로부터 언짢은 일로 기분 나쁘다고 한 잔, 친구를 만나 반갑다고, 어쭙잖은 일로 다투고 나서 화해하는 의미에서 마시는 술은 이미 물이다. 그러니 애초부터 술을 적게 마신다는 것은 개 맹세다.


살찌는 것 걱정하지 말고 술을 안마시면 안 되느냐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체중미달로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은 진탕 술을 마시면 해결될 문제다. 그렇지만 표준체중을 유지하고 있던 사람이 서너 달 계속해서 술을 마시거나 꾸준하게 술자리를 챙기면 과체중 단계에 이르고, 급기야 체중과다로 비만으로 치닫는다. 숱한 경험이지만 술을 어느 정도 마시고 나면 뇌의 신경이 둔화되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칭 애주가들이 날밤을 새가면서 술을 마신다.


그래서 나는 술자리는 참석하되 술 적게 마시기, 안주 덜 먹기,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 마시기를 실천하고 있다. 그밖에도 걷기와 등산을 하기로 했다. 원래 나는 등산을 좋아했다. 지금까지 지리산을 무려 열여덟 번이나 올랐다. 걷기와 등산의 효과는 눈에 띌 정도다. 우선 아랫배 출렁이는 느낌이 달라졌다. 


아침 출근 전에 야산을 오른다. 삼십 분 정도면 정상에 이르고, 십 분이면 하산할 수 있는 코스다. 퇴근 무렵에는 면내 운동장을 타박타박 걷는다. 열 바퀴 정도 돌면 야산을 오르는 거리여서 체중 조절에 안성맞춤이다. 어제그제께는 비가 와서 발이 묶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지런을 떨고 있다.


그러나저러나 이제부터는 내 자신의 게으름으로 살이 찐 것을 술 탓이라고 덤터기 하지 않을 것이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지만, 어쨌거나 살이 쪘다는 것은 본인 잘못이다. 살이 쪄서 견뎌내기 힘들다면 그 해결 방법을 찾아야한다. 술을 끊든지 운동을 하든지. 허리둘레와 수명은 반비례한다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하여 요즘 나는 도수가 약한 술을 마시거나 안주를 덜 먹는 방법을 다행한 처방전으로 삼고 있다. 201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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