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는 시험이 싫어요_박종국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2. 5. 2. 03:26

본문

728x90

 

박종국의 일상이야기 2012-111

 

“나는 시험이 싫어요!”

대통령님, 하느님, 부처님, 제발 시험을 없애주세요.

 

 

박 종 국(교사, 수필가)

 

 

시험 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시험을 앞두고 나면 이런저런 볼멘소리가 높다.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무척 받는다고 한다. 더구나 부모님으로부터 무언의 압력을 받고나면 밥도 먹기 싫다고 한다. 중고등학생 이야기가 아니다. 초등학생, 그것도 열 두세 살의 넋두리다.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담임의 입장에서도 아이들에게 부담 주는 시험을 치루고 싶지 않다. 그런데 학교교육과정의 틀 속에는 엄연히 시험이 존재한다. 하여 요즘 여느 학교나 중간고사에 매여 아이들은 바쁘다. 우리 반 아이들도 시험 땜에 많이 지쳐 보인다. 때문에 어느 집에서나 텔레비전 소리도 줄이고, 그릇 부시는 일에도 신경이 쓰인다.

 

 

시험에 대한 아이들의 하소연을 들어봤다.

 

 

“나는 시험이 싫다. 왜냐하면 점수를 적게 받으면 엄마아빠한테 혼나니깐.”

 

“나는 시험을 치는 날이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백점을 받을까, 아니면 형편없는 점수를 받을까. 나는 100점을 받고 싶다. 그래야 엄마가 기분이 좋다. 그리고 나도 기분이 좋다. 올백을 받으면 엄마가 휴대폰을 사준다고 했다. 시험을 잘 쳐서 꼭 휴대폰을 받고 싶다.“

 

“저는 시험이 좋아요. 시험은 나의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는 거잖아요. 공부를 잘 했으면 100점을 받고, 못 했으면 낮은 점수를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점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나는 언제나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나는 시험 치는 것이 좋아요.”

 

“나는 시험이 싫어요. 어려운 문제가 나와 머리가 아픕니다. 문제를 너무 많이 틀려요. 그러나 시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시험이 너무너무 싫어요. 우리 엄마는 올백 안 맞으면 저를 죽여요. 시험은 왜 있는 걸까요. 시험을 못 치면 엄마한테 맞아 죽는 날이에요. 저의 제삿날이라구요. 대통령님, 시험을 없애주세요. 하느님, 부처님, 제발 시험을 없애주세요.

 

“나는 시험이 중요하다는 걸 알아요. 시험은 어렵지만 우리에게 더 좋은 공부를 가르쳐 줍니다. 몰랐던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죠. 또 시험을 치면 긴장도 되지만 공부에 집중이 돼요. 그래서 시험이 중요한 거예요. 또 시험을 치면 머리가 똑똑해집니다.”

 

“나는 시험이 너무 싫어요. 시험을 칠 때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잘 풀 수 있을까, 못할까 걱정이에요. 시험을 치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지만 나는 시험이 정말로 싫어요. 우리한테 도움을 주지만 시험을 친다면 정말 머리가 아파요.”

 

“나는 시험이 싫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어요. 그러나 안 좋을 때가 더 많아요. 엄마가 ”이놈아, 시험을 다 망치고, 그것도 수학까지 꼬래비냐!“ 이러니까 시험이 너무 싫어요.”

 

 

시험을 앞두고 엄마아빠가 이렇게 다그친답니다.

 

 

“우리 아버지는 못해도 되니까 노력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엄마는 또 빨리 자라고 합니다.”

 

“제가 시험 점수를 적게 받으면 엄마는 불끈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해요. 이게 뭐야! 점수를 이렇게 적게 받았어. 그런데 왜 틀렸는지를 따지지 않아요. 오직 점수에만 관심 있거든요.”

 

“이놈아! 아주 쉬운 문제인데 왜 틀렸어. 이런 빙충이. 아니, 이런 문제는 끝까지 읽으라고 했어 안 했어? 그래도 아빠는 나보다 잘 했다며 괜찮다고 칭찬해 주십니다.”

 

“내가 올백을 맞았을 때, 우리엄마는 ○○야, 너 시험 잘 쳤나? 너 꼭 올백 맞는다고 엄마랑 약속했잖아. 엄마는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이 제일 싫어. 너 엄마 딸 아니야.”

 

“엄마아빠는 언제나 문제가 쉽다고 합니다. 왜 문제가 쉽다고 하십니까. 엄마아빠도 시험을 쳐 보세요.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입니다.”

 

“우리 엄마는 100점 안 받으면 혼을 낸다. 아빠도 똑같다. 100점을 받으면 휴대폰을 사준다고 꼬드긴다. 나는 시험 점수 때문에 엄마에게 혼이 나면 화가 난다. 그래서 올백을 받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우리 엄마는 시험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해요.”

 

 

시험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이 이러합니다. 근데 뭔가 많이 켕기네요. 저도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인가 봅니다. 아이들 억눌린 마음을 어떻게 풀어 주어야 할까요? 2012. 5. 2.

'박종국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스로 행복해지는 비결_박종국  (0) 2012.05.03
부메랑 사랑_박종국  (0) 2012.05.03
제 눈에 안경_박종국  (0) 2012.05.01
체중 유지의 비결 하나  (0) 2012.04.30
왼손잡이에 대한 부정적 편견  (0) 2012.04.2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