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나잇살 땜에 사오정 오륙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박 종 국(수필가, 칼럼니스트)
언제부턴가 서른여덟 살이 넘는 사람은 더 이상 고용하지 않는 직업 분야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명예퇴직, 권고퇴직, 조기퇴직, 삼팔선, 사오정 등의 퇴출 바람은 거칠다.
이런 분위기는 기업주들이 서른여덟 마흔다섯 살을 넘긴 사람에게는 업무 능력의 향상도, 업무상의 책임감도, 업무 수행에 필요한 열정이나 유연성도, 그 밖의 것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에 비해 이제 막 채용을 기다리는 젊은 인재들은 나이든 사람들보다 훨씬 낮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일은 똑같이 하고, 혹은 더 잘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지배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십대 이후의 일자리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조그마한 일에도 관심을 갖는 사람은 자기의 가능성을 함부로 내팽개치지 않는다. 비록 고용상황이 척박한 동토일망정 절망감에 빠지기는커녕 위기의식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들은 보람 있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렇기에 자신의 잠재력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가진다. 때문에 그들은 삶을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의식하면서 꾸려나간다.
작은 행동의 변화가 삶을 크게 변화 시킨다. 자기 생활에 대해서 행복해하는 사람은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들은 삶에 대한 통찰력과 자기반성을 부단하게 일깨우고 있다. 누구보다 자신의 현재의 삶을 사랑한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 특히 상대방의 결점보다는 잠재력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우호적이다. 삶에 대한 다양한 단면을 꼼꼼하게 성찰한다. 그래서 항상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끊임없이 도전한다. 진지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런 바탕이라면 어떤 일을 좀 더 많이 할 수도 있고, 좀 덜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삶의 윤곽을 보다 확실하게 그을 수 있다.
사오정의 나이는 인생의 마라톤에서 막 반환점에 섰을 때다. 그러므로 스스로 삶의 모습을 진지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목표를 다시 추켜세울 때다. 단지 현재 상황을 고통스러워할 것이 아니라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다 관용적인 자세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성세대로서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몹쓸 존재로 재단한다고 해서 씁쓸하게 생각할 까닭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어떤 일을 실행하는 과정은 다 다르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람, 겉만 번지르르하게 내세우는 사람, 오직 결과만을 따지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하고자하는 의욕만 강하고 실행 계획이 없다. 그러니 사소한 문제 사태를 이겨내지 못하고 쉬 주저앉아 버린다. 단지 나잇살 땜에 사오정 오륙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 강단이 물러서 그런 대접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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