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 에세이칼럼 2014-160편
정치는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어야
박 종 국
프랑스에서 불과 2,3만원 정도하는 코낙을 우리는 몇 십 만원에 사서 마신다고 한다. 어느 백화점 매장에 디스플레이해 놓은 옷가지가 팔리지 않자 그 옷에다 천만 원 남짓한 가격표를 붙였더니 며칠 만에 팔렸다고 한다. 그 옷의 원래 가격은 백만 원 정도였다. 어느 때부턴가 우리 사회가 수백 수천 만원하는 유명 메이커와 브랜디 상품이라야, 비싼 가격이라야 날개 돋치듯 팔리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그 어떤 것으로도 속을 채울 수가 없다. 근본적으로 속이 비어 있기에 값비싼 사치품으로 빈속을 채우려는 허황된 보상심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주변에는 단돈 몇 십 만원의 전세금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많다. 끼니를 굶는 아이들도 많고, 당장에 생활 터전에서 내쫓기는 철거민도 숱하다. 더구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한숨만 북북 울려대고 있는 달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해고의 칼바람에 불안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결코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얼마나 잘 살고 못 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아름답고 거룩한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지난 3,40년 동안 천박한 자본주의가 그릇된 경제정의를 각인시켰던 까닭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본능적으로 뒤덮고 있는 물질적, 계량적인‘성장’의 잣대로만 재단된 가치관의 일천함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가‘공정한 사회’를 내걸고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채색이 많아 안타깝다.
네루는‘정치는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뜻은 정치가나 위정자가 가장 관심을 두어야 할 대상은 사회적 약자, 즉, 소외된 계층이다. 때문에 누구나 관심을 갖고 그들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며, 온갖 시련을 함께 나누면서 사랑을 나누고, 정의와 진리로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짓밟힌 인격과 인권을 회복시켜 사람다운 사람의 가치를 되찾아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요즘 우리 주변에서 시도 때도 없이 불거지는 각종의 의혹들을 보면 사람의 가치를 되찾기에는 요원하다.
까닭 없이 누구를 폄하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가진 자들일수록 남을 위하여 기부하거나 자기희생정신에 인색하다는 것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불행을 겪고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삭히지 못하는 슬픔과 한을 얘기하고 있는데도. 그렇다고 그들만의 잘못이라고 탓할 것은 못된다. 모든 것은 사회적 연대의 책임이다. 우리 사회가 건강치 못해서 도출된 결과이며, 사회적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보다 양심적으로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권의식이나 우월감은 쓸데없는 콤플렉스다. 특권의식은 버려야한다. 신분과 지위 때문에, 경제적인 부와 사회적인 명예로, 어디가든지 대접받아야한다는 것은 너무나 천박한 발상이다. 그렇지만 우선 나부터 잠재의식 속에 항상 대접받기를 바라는 불순한 심리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것을 떨쳐낼 수 있을 때 우리 사회의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다. 밝고 따뜻한 세상은 그런 토대에서 발현된다.
모든 사람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사랑이다. 누구나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존중받으며, 사랑받을 때 그는 인간으로서 자긍심과 자아정체감을 갖는다. 때문에 밝고 따뜻한 사회는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가난하다고 해서 소외당하거나 차별당하지 않고, 평등한 인격자로서 사랑 받으므로 인간의 존엄성을 비추어 주고 드높여 주게 된다. 사랑이야말로 인간을 구하는 최고의 비책이고 아름다운 처방전이다.
사랑이 있는 정치, 사랑이 있는 경제, 사랑이 있는 교육, 사랑이 있는 인관관계를 생각해 보라. 얼마나 따뜻하고 푸근한 일인지. 사랑이 있는 체제, 그것은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지향점이다. 어렵고 힘들게 사는 내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만큼이나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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