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 에세이칼럼 2014-163편
밥상머리 교육이 절실한 때
박 종 국
삼세지습(三歲之習) 지우팔십(至于八十). 세 살 버릇 여든까지 따라간다. 평소 아이들의 행동양태를 보면,‘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다. 아직 여물지 않은 아이들이라 좋게 받아들이면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드시 꼬집어 주고, 따끔하게 충고해야겠다는 마음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다. 선생으로 산 꼬장꼬장함이 몸에 밴 탓이기도 하다.
사람이 사는 데 기본적인 것은 의식주다. 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해도 먹고, 입고, 안주할 여유를 가지지 못하다면 좋은 결실을 얻기 어렵다. 그래서 해마다 새로운 학년아이들을 만나면 기본에 충실하라고 다그친다. 아이들은 바짝 마른 스펀지라 흡습성이 강해 권하는 족족 좋게 받아들인다.
교육은 참다운 의식화의 과정이다. 안 되면 되게 하라고 하였듯이 끊임없는 반복이야말로 아이들의 삶을 충실하게 챙겨주는 바탕이 된다. 때문에 아이들 버릇하나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는다. 요즘은 자녀가 많이 두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제 자식이 더 예쁘고 귀엽다. 그래서 고슴도치 사랑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챙겨주는 게 부모의 사랑인양 과신을 한다. 넘치는 자식 사랑이 종국에는 과식하기에 이르고 비만한 아이로 자란다. 고도비만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대개 먹성이 좋다. 그런 아이들의 경우 친구관계나 학습활동이 더디고, 신체활동 또한 재바르지 못하다. 때문에 그러한 스트레스를 먹는 데 푸는 경향이 있다.
아이의 버릇 중에 식사습관은 여간해서 바로잡기 힘 든다. 급식시간에 먹는 양으로 따지자면 덩치에 관계가 없다. 물론 몸이 푸짐한 아이들이 많이 먹는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일반적인 고정관념일 뿐 사실과 크게 다르다. 아이들 중에는 오히려 몸집이 왜소하거나 빼빼 마른 아이들이 먹는 양이 더 많다. 일정하게 주어지는 양이 날마다 적다고 한두 번 더 받아먹는다. 급식지도를 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뜯어 말릴 수도 없고 해서 마음만 달을 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 스스로 많이 먹는다는 것을 인정한다. 여자 아이들도 별 거리낌 없이 얘기한다. 요즘 세상에 끼니를 굶을 정도로 영양 공급을 부실하게 하지 않다. 그런데도 몇 번이나 말려도 끝내 더 먹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아무튼 아이들이 먹어대는 음식 양이 만만치 않다. 예쁜 아이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주라고 했다. 음식을 많이 먹이고 먹을거리에 너그러운 것은 사랑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적당하게 먹어야하는 양을 가늠하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자기 입맛에 맞는 음식을 대하면 그냥 먹어댄다. 그런 까닭에 적절한 식사지도가 따라야한다.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많다. 때문에 따뜻하게 음식을 챙겨줄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런 까닭에 손쉬운 즉석식품이나 가공식품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그 뿐만 아니라 예전의‘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지고, 부모의 말씀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식사습관에 대한 자잘한 문제는 거기에서 비롯된다. 한번쯤 곰곰이 따져 보아야할 문제다. 자녀가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울수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서 애써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 생활에 기본이 되는 식사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밥상머리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다.
어제 쉬는 시간 우리 반에서 심상찮은 부대낌이 있었다. 여느 때처럼 의좋게 모여 놀다가 느닷없이 한 아이가 여학생 뺨을 후려쳤다. 그것도 거푸 두 대나. 워낙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제지할 겨를도 없었다. 두들겨 맞은 여자아이는 억울하다며 책상에 엎드려 펑펑 울었고, 상대 남자아이는 제 풀을 이겨내지 못하고 씩씩댔다. 둘로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다. 별 내용이 아니었다. 자기한테 안 좋은 말을 지껄였다는 게 사건의 단초였다. 조금만 참았더라면 믿음이 깨어지는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습관적으로 욱하며 내치는 성급함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아이들 하나하나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버릇이 들이는 데 보다 관심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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