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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한 마디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5. 1. 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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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에세이칼럼 2015-3

 

칭찬 한 마디

 

 

박 종 국


 

"개구쟁이 둘째 아들은요. 어릴 때부터 요란스럽고 절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칭찬해 줄만한 것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나오면서 청소를 말끔히 해 놓고 나온 거예요. 편해진 만큼 당연히 칭찬을 해 주었지요. 그것이 내 아이가 처음 받은 유일한 칭찬이었었나 봐요. 그 다음부터 제 아들의 장래 희망은 '청소부'가 되었어요.

 

아이 반 학급에서 엄마들 모임을 가졌는데, 아이들 사물함마다 장래희망이 붙었어요. 그런데 어느 아이의 사물함에 '청소부', 이렇게 적혀있는 거예요. 엄마들이 웃을 때 저는 한 수 더 떠서 귀엽다면서 손뼉을 치며 따라 웃었는데, 끝나고 보니 제 아들 창우도 같이 웃고 있었어요. 그 담부터는 귀여운 게 아니라 답답함이었지요. 공부를 못해서 그러는 줄 알고 공부 좀 시키자 하고 영어 학원을 보냈어요.

 

며칠 후 우연히 일기장을 보게 되었는데 영어 공부를 죽도록 열심히 잘 하겠다네요. 내심 웃으면서 '성공이다.' 하고 있었는데 일기장의 마지막에 마무리가 기절 할만 했어요. 그렇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미국 빌딩 청소부가 되겠노라고….

 

창우는 학교가 끝나면 파김치가 되어 돌아와요. 담임선생님은 물론, 옆 반 선생님까지 “창우야, 창우야! 훌륭한 청소부가 되기 위해서 연습하자"고 한대요. 매일 이 반 저 반 어지러운 신발장 정리 뿐만 아니라, 애들이 싫어하는 구석구석 청소, 화장실 청소를 지쳐가면서 해댑니다.

 

저는 답답해했던 마음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자기 일을 저렇게 힘차게 한다면 반드시 인생이 행복할거라고요. 칭찬 한 마디에 청소가 기뻐진 아들, 그래서 못난 엄마는 깨달았네요. 칭찬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살린다는 것을요. 만나는 사람마다 그 사람의 달란트를 찾아내서 세상의 일꾼이 되도록 하는 일! 말의 씨를 잘 뿌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_ 우혜경 ‘새벽편지 가족’ 중에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추진함에 그 결과를 긍정적으로 인정받으면 내면화 과정을 통해 인정받은 그대로의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아이들을 통해서 무수히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자란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그저 베풀어주는 사랑만 아니라, 인정받고, 칭찬받으며, 격려를 받기를 원한다. 그것도 자기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사랑이다.

  

근데, 우리는 평소 상대방을 얼마나 인정하고 있을까? 대답이 쉽지 않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자기 말만 내세우는 사람들은 실속이 없다. 제아무리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 해도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면 수면제가 된다. 때문에 유려한 말솜씨를 가진 사람의 얘기라도 그가 나를 향해서가 아니라 자기를 향해 말한다고 느끼는 순간 지겨워지기 마련이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 소년이 있었다. 너무 심하게 말을 더듬어 친구들은 소년을 말더듬이라 놀려 댔다.

말을 더듬기 때문에 소년은 책 읽는 것도 싫어했다. 그런 소년에게 엄마가 말했다.

"네가 말을 더듬는 이유는, 생각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래. 생각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입이 그 속도를 따라 주지 못해서 말을 더듬는 거야."

엄마의 격려에 힘을 얻은 소년은 친구들의 놀림에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의 속도만큼 말의 속도도 빨리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소년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엄마와 책 읽기를 하였고, 꽃에 물을 주거나 강아지에게 먹이를 줄 때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오늘은 날씨가 어떻고 기분은 어떻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처럼 엄마의 칭찬과 격려를 먹고 자란 소년은 엄마 말대로 정말 큰 인물이 되었다. 그가 바로 세계적인 그룹 GE의 최고 경영자를 지낸 잭 웰치다.

물론 지금은 생각의 속도만큼 입의 속도도 빨라져서 말을 하나도 더듬지 않고, 세계 각국을 돌며 미래 경영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의 처지를 생각해서 말해야 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기 말만 하고, 또 거듭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을 괴롭다. 내가 말을 잘하고, 많이 아는 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사실은 제대로 전달하고, 상대방이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말을 할 때는 가능한 부정어를 지양하고 긍정어로 말맛을 우려내야한다. 그 누구도 자신의 입술이 졸음을 부르는 수면제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누구나 ‘사랑해요’, ‘아름다워요’, ‘고마워요’가 가장 듣고 싶은 말같지만, 한 헤드헌터 의하면 '잘했다'는 말이었다. 근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그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인 없었다는 사람이 90%를 넘었다고 한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잘했다'는 말은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자신이 바라는 모습을 상대방이 표현해주는 따뜻함이다.

인정의 힘은 가족이나 학교, 사회생활에서 그 관계를 능활하게 이끌어주는 촉진제가 된다. 그것은 영양소는 아니면서도 몸 전체 생리작용 조절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비타민 같은 존재다.

 

아이를 좋게 키우는 비결은 딴 게 아니다. 아이의 존재를 바로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거다. 무엇이든 해내는 용기의 부추김이다. 아이의 마음결을 아름답게 가꾸는 처방전은 ‘칭찬과 인정’만으로도 충분하다. 말 잘하는 사람들이 꼽는 비결이 듣는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듯이 어린아이도 상대를 인정해 줄 때 하고자 하는 삶의 의지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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