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에세이칼람 2015-4
대체 무슨 재미로 사는가
박 종 국
이렇듯 세상이 시끄러운 까닭은 무엇인가. 단지 삶 그 자체가 요령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다.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교육 어느 언저리 하나 온전한 게 없다. 애써 들춰내고 까발라봤자 속 시원히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이미 정치는 썩어서 곪아터진지 오래다. 다들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서 욕망은 하늘을 찌른다. 기대가 큰 만큼 행복은 솟구치지 않는데도ㅡ.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면 현재의 삶이 그만큼 재미가 없다는 증거다. 딴은 씻고 봐도 하등에 재미가 없는 요즘이다. 지금 이 나라 관료은 국민의 삶에는 관심 없다. 상전인 정치집단은 쌍나발을 불며 고개 치켜들고, 정직하지 못한 재벌들은 갑질에 바쁘다. 하는 일마다 국민들 주리를 트는 일이다. 근데도 그같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국민이 피땀 흘려 바친 세금으로 살면서도 그 고마움을 모른다. 그뿐만이 아니다. 날마다 입에 담기조차 싫은 비리를 저지른다. 알게 모르게 부정을 일삼고, 각종 비리에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때문에 죄 없는 국민들은 먹고 사는 일에 매달려 정신을 빼앗기고 사느라 행복할 겨를이 없다.
생각해 보라. 지금 이 시간 일터를 잃고 거리를 헤매는 실업자들이 수백만이다. 집을 나와 한뎃잠을 자는 노숙자 또한 적지 않다. 그들이 딛고 선 오늘 하루의 무게는 얼마나 버거울까. 실직과 노숙에서 오는 고통을 함께 나누고, 이 시대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낼 방법은 없을까. 어둠 속에서 빛을 찾듯 어떤 최악의 상황이라 할지라도 벗어날 굶이 보인다. 따뜻한 인정과 맑은 눈빛이 그것이다. 그게 우리 삶의 가치 척도다.
아무리 세상이 흙탕구덩이 속이라고 해도 우리 행복의 조건은 무수하다. 부정부패의 온상인 정치권만 탓할 일이 아니다. 정녕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면 우선, 내 몫의 삶을 바르게 세우고, 지금에 만족해야 한다. 행복은 나 아닌 밖에서 온다기보다 자기 마음에서 꽃처럼 피어난다.
행복해지는 비결은 딴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자그마한 일에도 따뜻한 애정을 갖고, 검소하게 살면서 절제에 깃든 행복의 의미를 찾아낼 때 덤으로 주어진다. 더 가지려고 아득바득대지 않아야한다.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아는 사람, 사랑해야할 까닭을 아는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허둥대지 않고 처연하다.
‘대체 세상을 무슨 재미로 사는가.’
지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확 뱉어내고 싶지만 그냥 참는다. 다들 제 잘난 맛에 산다. 해서 누구 먼저 나무랄 까닭이 없다. 네 탓보다는 내 탓이 더 크다. 참된 자기 모습을 까맣게 잊고 사는 세상이다.
당신은 행복합니까 (0) | 2015.01.02 |
---|---|
지나치면 탈이 난다 (0) | 2015.01.02 |
칭찬 한 마디 (0) | 2015.01.02 |
하얀 껍데기를 우러러 보는 우리의 편협함 (0) | 2014.06.30 |
때론 아이들도 대접받고 싶다 (0) | 2014.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