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행

 

 

작은 선행

 

작은 보트를 가진 한 사내. 그는 해마다 여름철이면 보트에 가족을 태우고 호수를 저어가 낚시를 즐겼다.
어느 해 여름이 끝나자 그는 배를 보관해 두려고 땅위로 끌어 올렸는데 배 밑에 작은 구멍이 하나 뚫렸다. 아주 작은 구멍이었다. 그는 어차피 겨울 동안은 배를 육지에 놓아두기에 내년 봄에나 수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겨울이 오자 그는 페인트 공을 시켜서 보트에 페인트를 새로 칠하게 했다. 이듬해 봄은 유난히 일찍 찾아왔다. 그의 두 아들은 빨리 보트를 타고 싶다며 성화를 부렸다. 그는 보트에 구멍이 뚫린 사실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아이들에게 보트를 타도록 승낙했다.
그로부터 2시간 후에 그는 배 밑에 구멍이 뚫렸다는 기억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아이들은 아직 수영에 익숙하지 못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구원을 청할 생각으로 급히 호수로 달려갔다. 그런데 두아들은 배를 끌고 돌아왔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두 아들을 포옹한 다음 배를 조사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배의 구멍을 막아 놓았다. 그는 페인트 공이 배를 칠할 때 그 구멍까지 고쳐주었다고 생각하고 선물을 들고 그를 찾아갔다.
페인트공이 놀라며 말했다.

"제가 배에 칠을 했을 때 대금을 지불해 주셨는데 왜 이런 선물을 주십니까?"
"배에 작은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을 당신은 페인트 칠을 하면서 발견하고 막아 주셨지요. 올 여름에 그것을 고쳐서 사용할 생각이었는데 깜빡 잊었답니다. 당신은 내가 그 구멍을 수리해 달라는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깨끗이 수리를 해 주었소. 당신은 불과 몇 분 안에 그 구멍을 막았겠지만 덕분에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구해 주셨소."

 

|박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