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어느 부부의 특별한 외식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6. 8. 26. 14:04

본문

728x90





어느 부부의 특별한 외식

 

어느 가난한 부부. 남편의 실직한 지 오래고, 쌀독에는 쌀 한 톨도 남은 게 없었다.

설상가상 아이가 생겨 배는 만삭으로 불러왔다.

당장 끼니도 문제였지만 새벽마다 인력시장으로 나가는 남편에게 차려줄 아침거리조차 없는 게 서러워 아내는 그만 부엌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아내가 우는 이유를 모를 리 없는 남편은 아내곁으로 다가가 그 서러운 어깨를 감싸 안았다.

 

"울지마!"

"당신 갈비 먹고 싶다고 했지? 우리 외식하러 갈까?"

 

외식할 돈은 없었지만 아내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남편의 밝은 목소리가 좋아서 그냥 피식 웃고 따라 나섰다.

남편이 갈비를 먹자며 아내를 데려간 곳은 백화점 식품매장이었

다.

 

식품매장 시식코너에서 인심 후하기로 소문난 아주머니가 부부를 발견했다.

빈 카트, 만삭의 배, 파리한 입술. 아주머니는 한 눈에 부부의 처지를 눈치챘다.

 

"새댁! 이리 와서 이것 좀 먹어봐요. 임신하면 입맛이 까다로워진다니까!"

"여보 먹어봐. 어때?"

"음, 잘 모르겠어"

 

다른 시식코너 직원들도 임신한 아내의 입맛을 돋궈줄 뭔가를 찾으로 나온 부부처럼 보였던지 자꾸만 맛보기를 권했다.

 

부부는 이렇게 넓은 매장을 돌며 이것저것 시식용 음식들을 맛보았다.

 

"오늘 외식 어땠어?"

"좋았어."

 

돌아가는 부부의 손에는 달랑 다섯개들이 라면 한 묶음이 들렸다.

 

|박종국









'세상사는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사람이라면  (0) 2016.08.2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  (0) 2016.08.26
자장면 두 그릇  (0) 2016.08.26
배려가 아름다운 사람  (0) 2016.08.17
추신수 이야기  (0) 2016.08.16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