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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6. 10. 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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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만년설로 뒤덮인 히말라야의 깊은 산간 마을. 어느 날 낯선 프랑스 처녀가 찾아 왔습니다. 그녀는 다음날부터 마을에 머물며 날마다 강가에 나가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날이 가고, 또 한 해가 가고...


고왔던 그녀의 얼굴에도 어느덧 주름살이 하나둘 늘어가고 까맣던 머리칼도 세월 속에 묻혀 하얗게 세었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기다림은 한결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이젠 하얗게 머리가 쇠어 할머니가 되어 강가에 앉은 그녀 앞으로 저 멀리 상류로부터 무언가 둥둥 떠내려 왔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 청년의 시체였습니다. 바로 여인이 일생을 바쳐 기다리고 기다렸던 젊은 시절의 사랑하는 약혼자였습니다.


그 청년은 히말라야 등반을 떠났다가 조난되어 행방불명된 그 여인의 약혼자였습니다. 그녀는 어느 날엔 가는 꼭 눈 속에 묻힌 자신의 약혼자가 조금씩 녹아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떠내려 오리라 믿고 그 산골 마을 강가를 떠나지 못하고 오래도록 기다려 왔습니다.


이젠 노쇠한 할머니가 되어버린 그녀는 몇 십 년 전 히말라야로 떠날 때의 청년의 모습 그대로인 약혼자를 끌어않고 한없이 입을 맞추며 울었습니다. 평생을 바쳐 이룩한 내 사랑. 가슴 저미도록 슬픈 내 사랑. 이제 그곳에서 더 이상 한 여인을 만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오늘도 산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옵니다. 뭐든지 쉽게 이루어지길 바라고, 가볍게 단념해 버리는 오늘의 젊은이에게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 출처 : 안톤슈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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