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양보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태권도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습니다. 이 선발전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두 여자 선수가 결승전에서 맞붙었습니다.
매트 위에서 두 선수는 서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한 선수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기권하고 매트에서 내려왔습니다. 뒤따라 내려온 상대 선수가 기권한 그 선수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날 경기를 포기한 선수는 한국계 미국인 '에스더 김'이었고, 뜻밖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는 '케이 포'라는 선수였습니다.
'케이 포' 선수는 준결승전에서 다음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쳤습니다. 그 상태에서 경기했더라면 '에스더 김' 선수가 우승해서 올림픽 출전권 획득은 기정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에스더 김' 선수는 그 사실을 알고 그녀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경쟁자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양보하였습니다.
기자들은 올림픽 출전권을 포기한 이유를 묻자 그녀는 기쁜 듯이 말했습니다.
"케이 포는 나보다 실력이 한 수 위인 선수입니다. 나는 올림픽에 출전할 적임자에게 기회를 주었을 뿐입니다."
이날 두 선수는 모두 승자가 되었습니다.
세상은 아름답게 지는 방법보다는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쉽게 볼 수 없는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양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지금보다 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겁니다.
|박종국의 좋은세상톺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