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노부부 이야기
_안데르센
어느 날, 노부부는 집에서 유일하게 값나가는 말 한 필을 시장에 끌고 가서,
좀 더 좋는 물건과 바꿔와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영감이 말을 끌고 시장에 갔습니다.
우선 암소와 바꾸었는데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영감이 암소를 다시 양과 바꾸었고, 양을 다시 살찐 거위와 바꾸고, 그 거위를 다시 암탉과 바꾸었습니다!
영감은 나름 다른 물건과 바꿀 때마다, 마누라에게 기쁨 한 가지씩을 줄 생각이었습니다.
영감이 썩은 사과 자루를 메고 어느 작은 주점에 들러 쉴 때, 두 명의 영국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영감의 이야기를 듣게 된 두 영국인은 박장대소하며, 그가 집에 돌아가면
틀림없이 늙은 마누라에게 혼나게 될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영감은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대응했습니다.
그러자 두 영국인은 금화 한 자루를 걸고 내기를 걸어왔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영감을 따라 같이 그의 집으로 갔습니다.
부인은 영감이 돌아오자 기쁘게 맞이했습니다.
영감이 시장에서 겪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으며, 한 가지 물건을 다른 물건으로 교환한 얘기를 할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감탄이 흘러나왔습니다.
"와, 암소라니! 우유를 먹겠군요!”
"그렇죠! 양젖도 맛있지요.”
"맞아요! 거위 털이 얼마나 예쁜데요!”
"와, 암탉이라면, 계란을 먹겠어요!”
마지막으로 영감이 짊어지고 온 썩기 시작한 사과 얘기를 들었을 때도, 부인은 화내기는커녕 흥분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오늘 저녁엔 맛난 사과파이를 먹겠네요!”
부인은 이야기를 듣는 내내 남편에 대한 탄복으로 가득했습니다.
물론 두 영국인은 내기에 져서 금화 한 자루를 잃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자신의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일, 곧 아내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그 깊은 뜻을 알고 온 마음으로 화답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삶에서 소소한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박종국참살이글 2017-9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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