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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년 남자가 바람을 피울까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4. 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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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년 남자가 바람을 피울까

박종국 2017. 04. 15.

 

"당신, 나한테 애인이 생기면 어떻게 할래?"

0.05초만에 용수철같이 튀어나오는 아내의 대답.

"아이고, 배 나오고~, 나이 들고~, 돈 없는 당신 같은 남자를 누가 좋아하기나 한대요?"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했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날카로운 냉소의 말은 비수가 되어 남자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어느 날 그 배 나오고, 돈 없고, 나이든 남자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

이를 알게 된 아내는 미칠 듯이 괴로워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후였다.

 

결혼 후 나이듦에 여자는 점점 강하고, 당당해지는데, 남자들의 목소리는 작아진다. 부부간에 강한 게 결코 자랑이 아니다.

멀쩡하게 일을 잘하던 남자들도

'도대체 내가 이 일을 하는 의미가 무엇인가?'하면서 회의를 갖는다.

 

그러나 여자는 그 반대다. 결혼 초에는 남편이 몇 시에 들어오는지, 사랑한다는 말을 몇 번 했는지, 나를 몇 번 만져줬는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살다가, 나이가 들면서는 점점 자기주장이 강해진다. 좋게 말하면 독립적이고, 뒤집어보면 공격적이다. 그래서 이때 남자는 전보다 강해진 아내에게 약한 남자로 비춰지면서 비난을 당하기 쉽다.

 

고단한 세상살이에 지친 남자는 자신에게 공감적이고, 따뜻하게 인정해 주는 아내를 기대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그렇지만, 남자가 남자다움의 굴레를 벗고 싶은 그 시기에 여자도 여자다움의 굴레를 벗으려 한다. 때문에 남자는 겉돌게 된다.

 

한 남자가 자주 가는 술집 아가씨에게 2장짜리 팬티세트를 선물했다.

손님을 모시고 가면 늘 잘해준 게 고마워서였다.

선물을 받은 술집 아가씨는 반색을 하며 좋아했다.

"어머, 상무님 고마워요. 이거 너무 예뻐요."

하면서 연신 감탄을 했다.

 

그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속옷가게에 가서 더 화려하고 비싼 무지개 빛깔 팬티를 무려 7장이나 사서 호기롭게 아내에게 내밀었다.

"아니, 내가 이런 걸 어떻게 입는다고 사와요. 얼마 주고 샀어요? 어디서 샀어요? 가서 바꿔오세요!"

아내에게 무지개 팬티를 입혀보고 싶었던

그의 마음은 구겨진 휴지뭉치같은 신세가 되어버렸다.

 

밖에서 만나는 여자들은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고 감탄할 줄 안다.

그래서 그런 여자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남자는 '나도 진짜 멋진 남자일지도 몰라!'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한 인정이나 칭찬의 파급효과로 인해

실제로 더 능력파 멋진 남자가 된다는 게

심리학에서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다.

 

남자가 외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생각하듯 성적인 욕망에

사로잡힌 사내가 신선하고 자극적인 젊은 여자에게 눈 돌리는 한눈팔기일까?

천만의 말씀, 만만에 콩떡이다.

대부분의 남자가 외도에서 찾으려는 결정적인 바람은, 여자가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다. 더 이상 초라해지고 싶지 않다는 몸부림이다.

 

못난 아내는 남편의 시시콜콜한 일까지 더듬이를 가지고, 남편을 허접스럽게 대한다. 주머니 돈 없으면 딴짓 안 하겠지. 그 알량함으로 남편을 옥죄려 하지만, 세상은 돈이 아니어도 가능한 게 너무 많다. 저 하늘이, 저 바다가, 저 들판이 남자의 세계다. 남자를 함부로 싸잡는 여자는 반드시 자충수를 둔다. 마치 부메랑을 날리듯이.

 

중년 남자가 왜 바람을 피울까?

 

|박종국 2017년 2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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