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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잘 놀아야 잘 큰다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5. 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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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잘 놀아야 잘 큰다


박 종 국


'요즘 아이들 참을성이 없다.'

 

아이들 하는 행동을 지켜보면 그러한 생각이 둘 때가 많다. 공부뿐만 아니라 노는 데도 진득한 데가 드물다. 끈기 부족은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애써 책을 읽지만 얄팍한 책 하나도 끝까지 읽지 못한다. 하는 일마다 쉽게 싫증을 낸다. 이것저것 다가들었다가도 어정쩡하다 쉬 물러선다.

더러 인내심을 길러보겠다고 수련회나 캠프활동에 보내지만, 그곳에서 불과 며칠 만에 눅진한 심성이 길러지지 않는다. 의례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들이 그저 아이를 힘들게 할 뿐이다. 아이는 먼저 이해하고, 인정하며 다가서야한다. 많이 챙겨준다고 해서 아이의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야한다.

내 반 아이는 스물여섯 명이다. 몸놀림이 활달해서 교실에 매이기보다 공차고 뛰놀기를 더 좋아한다. 온통 살아서 펄펄 나는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공부타령만하고 앉아서 책을 읽으라고 다그치면 고통이다. 아이들 볼멘소리가 잦다. 학교에서도 답답하지만 집에 가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한다. 학원과외 학습지로 붙잡히는 시간이 너무 많은 까닭이다. 어른의 관점에 따르기를 너무 고집하는 결과다.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부모로부터 간섭을 덜 받았으면 하는 게 대부분이다. 텔레비전도 실컷 보고, 인터넷을 맘껏 해 보고, 오락도 양껏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데 부모는 무조건 공부하라고만, 학원가라고만 닦달한단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 부모는, 학교 공부로만 만족하지 못하고, 학원과외로 벌충해야만 아이가 공부를 한다. 학교교육의 불신이 커 내 반의 경우 거의 대부분 아이들이 학원공부를 필수(?)적으로 한다.

세상일 길게 보아야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더욱 그러하다. 불나비처럼 단순하게 한 계절만 비적 대다가 사라질 삶이 아닌 다음에야 아이들에게 먼 장래를 내다보는 눈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게 부모로서 바람직한 도리다. 당장에 점수 좀 더 나은 받았다고 해서 아이의 삶이 장밋빛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한다면 제 하고픈 일을 하는 삶 속으로 내달아 가도록 넉넉하게 기다려 주어야한다.

아이와 마주 앉아 자주 대화하고, 경청하고, 공감하는 가운데 하나의 생각을 공유해야한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고 격려해야 한다. 그게 좋은 부모의 사랑이다. 답답한 아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배려도 중요하다. 오직 공부만이 아이를 좋게 키우는 게 아니다.

담임을 맡으면 자잘한 일부터 시작한다. 연필을 깎고, 공책을 정리하고, 잘 듣고 읽고 쓰는 태도를 익히는 게 먼저다. 한쪽으로 치우친 못난 생각과 고정관념에 배인 습관들도 바로 잡는다. 더불어 좋은 생각을 많이 하도록 부추긴다. 3분 스피치와 동시외우기도 같은 맥락이다. 가능한 숙제는 덜 내고 방목한다. 좀 더뎌 더뎌가더라도 충분히 기다려 준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잘 놀아야 잘 큰다는 게 내 교육 소신이다. 아이들의 바람이 큰 만큼 실망주지 않고 한 해를 오롯이 경영하기 위해서. 내일 단 하루 어린이날이다. 그참!

|박종국참세상톺아보기 2017-24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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