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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꽃밭이다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5. 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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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꽃밭이다

-중리초등학교 6학년 1반 아이들에게


박 종 국


얘들아, 오늘은 너희에게 하고픈 이야기가 많네. 딱히 어린이날이어서 그런 게 아냐. 두어달 부대껴 보니 이제 어느 정도 너희의 낯빛을 알아. 너희도 마찬가지일거야. 하지만 나의 바람이 컸던 까닭에 생각이 많아져. 담임으로서 당연한 욕심이겠지.


뭐랄까. 생각가지가 많은 거지. 사람은 서로 부대끼며 격에 맞는 인간 됨됨이를 배우게 돼. 얼굴이 잘 생겼다고 해서 자랑삼을 일도 아니고, 못 생겼다고 주눅 들 일도 아냐. 또 몸이 조금 푸짐하다고 해서 고민할 일도, 키가 작다고 해서 실망할 까닭도 없어.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꽃밭이야. 생긴 대로 사는 게 아름다운 삶이야.


그런데도 간혹 친구들을 향한 너희의 태도를 보면 아쉬워. 쉽게 토라지고, 화를 내고, 따돌려서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잦아. 서로 입장을 바꿔 보면 얼마나 가슴 철렁한 일이냐. 너흰 그걸 알거야.

 

꽃들의 왜 아름다우냐.그 이유는 단 하나가. 여러 꽃들이 한데 얼려 제각기 시새워 피었기에 아름다워. 제 혼자 외롭게 피어서는 결코 꽃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너희의 어울림도 마찬가지야. 친구에게 다가서는 마음이 꽃이야.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거지.


세상은 혼자만의 욕심으로 살 수 없어. 물론 로빈슨클로소우가 무인도에서 혼자의 힘으로 살았다고 하지. 그러나 그것은 인간으로서 올바른 삶의 모습이 아니야. 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사람의 존재가치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매겨지지 않아. 여러 사람과 더불어 살면서 서로 부대끼는 가운데 값어치가 더해져. 때론 인생길에서 즐겁고, 슬프고, 안타깝고, 힘들고, 괴로움을 겪어야 해. 분노하고, 따지고, 화내는 생활도 맛보아야 하지. 더구나 옳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마땅히 분개해야 해.

 

이제 너희에게도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어. 우선 너희의 신체의 변화에서 그것을 느낄 거야. 무서운 천둥과 번개, 사나운 폭풍우를 맛보지 않은 나무는 아름드리로 자랄 수 없어. 가말간 가뭄과 홍수를 참아내지 못한 과일은 달콤한 맛깔을 담아내지 못하는 법이야.


하루 힘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바라는 행복은 무엇일까. 불그스레하게 물들어 가는 저녁노을처럼 가족들과 함께 오순도순 어울리는 정겨움이 아닐까. 너희의 경우도 마찬가지야. 친구들과 더불어 나누는데서 즐거운 생활의 의미를 찾아야 돼.

 

사람은 동물과 달리 자기 일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해. 그것은 인간만이 가지는 특권이지. 올바른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무엇보다 곁에 서면 훈훈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사람이 아닐까. 사람의 참모습은 그 사람이 가진 됨됨이로 나타나. 그런 사람일수록 좋은 그림을 많이 그리거든.

 

온마음으로 남을 대하는 사람은 앞모습만큼이나 뒷모습도 아름다워. 예쁜 그림을 많이 그리는 사람의 세상은 온통 아름다움으로 차. 그렇기에 그는 조급해 하거나 남을 헐뜯지 않아. 생각 없이 자기중심을 잃고 사는 사람은 생활 자체가 흐트러져서 주어 담을 알맹이가 없어.

 

좋은 생각은 향기로운 꽃잎처럼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도 제 빛깔을 잃지 않아. 그래서 그는 그 만큼 자신의 모습을 참하게 가꾸어 가지. 친구를 대할 때 항상 스내가 먼저 배려한다는 마음을 가져 보렴.


참배 나무에 참배 열리고 돌배나무에 돌배 열린다고 했어. 당연한 얘기야.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생각의 열매가 열리고,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하찮은 열매만 당그랗게 열릴 뿐이지. 생각하는 힘이 크면 클수록 좋게 행동하는 여력이 크지는 법이야.


꽃을 꽃으로 보아야 해. 그게 너희의 참모습이면 더 바랄 게 없겠어. 너희는 세상을 그대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해. 정당한 노력 없이 단지 바람 잡는 욕심만으로 친구를 앞서겠다고 넘겨보지 않아야 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욕심을 갖는 사람만큼 꼴불견이 없어. 사람은 누구나 늘 자기가 입고 다니는 옷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야 해.


지금 세상은 누구나 출세를 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숫제 두 눈을 부릅뜨고 안달이야. 올바른 삶이란 출세한다는 게 아니야. 현재 자기가 딛고 선 위치에서 자신의 그릇에 알맞게 살아가는 삶 그 자체야. 자기 몸에 맞지 않는 부담스런 욕심은 버려야 해. 왜 내 만족하지 못하고 남의 것을 탐내나? 어느 정도의 욕심은 필요하겠지만 남을 해롭게 해서는 안 돼. 꽃을 꽃으로 보는 순수한 눈을 가질 때 이 세상의 모든 욕심은 사라져.


어떻게 살아야 당당하고 진솔할까? 너희가 밤낮으로 학원 찾고 과외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악의 분별을 위해 공부할까? 물론 그래야 해. 하지만 대개 착하게 살기 위해 공부하기보다 힘을 얻기 위해 공부해. 일등을 해야만 돈과 권력을 잡고 남보다 행복하다는 그릇된 논리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야.


그 뿐만이 아니다. 정치도, 종교도, 가르치는 일도 장사꾼이 되어 버렸어. 인심 좋았던 농민도, 상인도, 씨앗 하나 심어 열매 얻는 일보다 먼저 돈 계산부터 하는 세상이야. 이렇듯 누구나 생각 없이 그저 편하게만 살려고 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돈이면 최고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우리가 사는 의미는 무엇에서 찾을까.

 

자신에게 당당하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할까?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아는 게 중요해. 어떻게 자신의 참모습을 알까. 사랑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당당한 자기의 모습을 꿰뚫어 봐. 자신의 의지로 행동한다면 남과 비교해서 결코 나를 평가하지 않아. 나름대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단단한 마음 자세가 필요해. 나를 버리고 남을 흉내 내며 따르는 덤터기는 속 빈 강정일 뿐이야. 그렇게 되면 오히려 매사에 열등감에 빠지거나 꺼리게 되어 안타까운 생활에 이르게 돼. 자신의 참모습으로 바로 서야 해.

내세울게 없는 선생이지만 날마다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너희의 건강한 웃음덕분에 모든 일이 즐거워. 우리 그렇게 더불어 사는 보람을 두루 나누었으면 좋겠어. 꽃이 꽃으로 아름답도록 말야.

 

어린이날을 맞아 미난한 글로 선물을 대신한다. 정말 너흰 혼자서는 작은 꽃이지만 어우러져서는 큰 꽃이야.

 

|박종국좋은세상톺아보기2017-25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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