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학교비정규직의 눈물
박 종 국
현재 전국의 학교에는, 80여개 직종에 20만명의 비정규직이 일한다. 그틀은 아이들을 위해 급식실에서 밥을 짓고, 교무실 등에서 사무행정업무를 보고, 영어, 스포츠,돌봄교실, 방과후수업, 특수교육을 도맡는다. 그러나 그들은 학교장의 한마디에 따라 파리 목숨처럼 일자리에서 쫓겨나야 하는 학교비정규직이다. 교장도 권력이라고 채용과 해고에 무소불위다.
채용 당시 그들은, 학교에서 일한다고 하면 공무원인 줄 알고, 임금도 많이 받을 줄 알았다. 그렇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년을 일하나 20년을 일해도 월급은 100만원 남짓이다(이는 초입신부님과 40년 봉직 신부님이 10만원 내외의 월급을 받는 바와 같은 맥락이다). 해서 학교 비정규직 임금은 교사, 공무원의 50%에도 못 미치며, 일을 할수록 그 격차는 더욱 심해져서 20년을 일하면 공무원의 3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 월급을 얼마받느냐고 물으면 자존심이 상해서 차마 말을 못한다.
지금 당장 학교 비정규직이 손을 놓으면 학교는 그야말로 대혼란이 일어난다. 이제 학교는 학교관리자와 교사들만이 운영할 수 없다. 공부를 가르치는 교사나 복리후생을 도맡는 비정규직 모두 교육공동체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다. 근데도 비정규직의 푸대접은 해가 갈수록 더 심하다. 과연 학부모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까?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80%가 학교에 근무하는 충격적인 현실을.
현안 학교 교육 문제도 산 넘어 산이다. 하지만 학교 비정규직 문제는 어쩌면 그보다 선결해야 할 과제가 된 지 오래다. 비정규직 문제는 학교에서부터 해결해야 한다. 나는 오늘도, 아이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우고, 차별없는 노동을 중요성을 가르친다. 왜냐? 아이들도 장래 노동의 순수한 가치를 인정 받아야 때문이다. 한데도 지금, 아이들은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을 만나고 노동 차별을 배운다.
가장 인간적이고 교육적이어야 할 학교에서, 가장 비교육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이대로 놔두고 우리 교육을 말할 수 없다. 우리 사회의 편법부당한 비정규직 문제는 학교에서부터 해결되어야 한다.
현재 20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채용에 대한 법률마저도 마련되지 않았고, 아무런 권리가 없는 유령같은 존재로 대접받는다. 지자체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한다. 이제 그들이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고 교육공무직으로써 당당하게 일어서고자 머리띠를 불끈 동여맸다. 그러나 그들의 결사를 지켜보는 사회의 시선을 결코 따사롭지 않다.
국민당 어느 의원은 학교 급식보조원을 일컬어 '그냥 밥하는 아줌마'라고 폄하했다. 정말이지 얼토당토 않는 막말이다. 어떻게 이같은 직업 인식이 가능한 지, 실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는 학교장이 아니라 교육감이 직접 나서서 해고 걱정 없이 일하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호봉제를 실시해서 저임금의 시름을 덜고, 긍지를 갖고 일하는 처우를 마련해야 한다.
왜 급식실에서 밥하는 아줌마들이 머리띠를 동여매는가. 왜 그들이 학교가 아닌 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이는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봐라. 학교 비정규직으로서의 마른 한숨이 가득 배였다. 그들이 누군가. 바로 내 엄마이자, 누이고, 아내다. 그래도 그들의 한결같은 외침은 못본 체 할 텐가? 이참에 학교 안에서 비정규직의 눈물이 사라져야 한다. 그게 좋은 학교 만들기 위한 근본이다.
|박종국에세이칼럼 2017-38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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