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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이에 공부해서 뭣하겠나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2. 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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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이에 공부해서 뭣하겠나

"선생님, 저는 39살 주부로 두 아이를 둔 워킹맘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늘 배워야하고,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아이 둘 키우면서 한자, 컴퓨터 관련 자격증, 회계 공부를 하며 자격증도 여럿 땄어요. 지금은 더 큰 도전을 위해 야간대학 사회복지학과에 다닙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그 나이에 배워서 뭘하겠느냐는 말에 많은 상처를 받았답니다. 특히 시댁식구들의 가시 박힌 말이 평생 응어리가 될 만큼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은 그냥 흘려 넘겨도 될법하지만, 가끔은 상처가 되네요.

그러던 중 선생님의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초등 4,6학년 두 딸에게도 1등을 하기 위해 공부하기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라고 얘기합니다.

바쁜 와중에도 사회복지사의 꿈을 안고 열심히 학교 다니는 제 자신이 뿌듯하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은 이제 맘에 두지 않으려 합니다. 묵묵히 공부에 열중하렵니다.

선생님의 좋은 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늘 새벽 제 블로그 방명록에 남겨진 글입니다. 그런데 방명록에 제 마음을 찡하게 하는 하소연이자, 자중감이 탄탄한 이야기라 몇 번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일전에 제 블로그에다 ‘그 나이에 공부해서 무엇 하려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방명록에 대글을 남기신 분께서 크게 공감하셨나 봅니다. 늘 책만 끼고 사는 저를 두고 지인들의 핀잔이 잦습니다. 물론 생각해준다고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그 나이에 공부해서 무엇 하겠나?”

“늦은 나이에 공부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생기나?”

"괜한 일로 고생하지 마라.“

”공부 더하면 밥이 생기나 떡이 생기나?“

는 지청구를 들으면 괜히 씁쓸합니다.

배움에 나이를 따질 까닭이 없습니다. 별도로 정해진 시기도 없지요. 우리네 인생은 수많은 삶의 색채로 덧칠되어 한 폭의 멋진 그림이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걸맞은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렇기에 성실한 붓놀림으로, 다행한 표현에 충실해야합니다.

대체로 학교 공부를 마치고 직장을 얻고 나면 아예 책을 덮어두거나 배우기를 그만 두기 십상입니다. 하루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인색해서는 안 됩니다. 한데도 늦은 나이에 공부하겠다는 사람을 폄하하려 듭니다.

공부는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청장년층은 물론,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어야할 소중한 작업입니다. 세상일 제각각 해야 할 시기가 어느 정도 정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늦었다고 깨달은 순간이 가장 빠른 때입니다. 생각을 달리하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변합니다. 습관이 변화하면 장차 운명까지 달라집니다.

사람은 배움을 계속해야 합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학령기 교육뿐만 아니라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배움을 계속해야합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본 교육적 사고와 그 과정은 개인의 학습생애를 준비기와 실천기로 구분하여 학생이라는 제한된 사람에게 다양한 사실을 집중적으로 전달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이각 단계마다 독특한 경험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다음 단계의 준비를 하게 되는 성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인생의 각 단계에서 경험과 즐거움을 맛보고, 만족감을 얻는 게 바로 평생교육입니다.

여러 사람의 행동양태를 살펴보면 삼십 나이에도 칠십 노인네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가 하면, 일흔 나이에도 삼십대와 같은 활력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젊게 사는 비결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늙으면 몸도, 생각도, 행동도, 가치관마저도 쇠약해집니다. 생각을 깊게 가지고, 의욕을 크게 가지면서 무엇이든지 한다는 자신감으로 젊게 살아야합니다.

그래야 항시 새로운 삶의 의지가 충전되고 끝 모르게 희망의 싹이 움틉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려는 사람을 두고 부추김을 주지는 못해도 '그 나이에 공부해서 무엇 하겠느냐?'고 애써 남을 헐뜯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이해하고 인정하면 좋아합니다. 칭찬 듣고 격려 받기를 바랍니다. 배려 받고 사랑 받는 것을 원합니다.

산사(山寺)의 풍경소리는 은은하게 들립니다. 늘 깨어나라는 가르침입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는 일을 계속하여야합니다. 개인의 자질과 교양, 인격적 도량은 평생교육을 통해서 확대하고, 발전시켜야합니다. 더 이상 학교 중심의 공부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래서 답글을 달았습니다.

"○○○님, 반갑습니다. 당면한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세상에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 많답니다. 정말 이해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데는 힘이 많이 빠지죠. 하지만 지금이 가장 빠른 때입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모두 이겨내고 자기 일에 충실하십시오. 그러면 시댁식구는 물론 주변 사람 모두 공감할 겁니다."

일전에 어느 잡지에서 95살 되시는 어른신의 후회를 담은 글을 읽었습니다. 그 분은 60에 정년퇴임을 하셔서 ‘아, 이제 내가 할 일은 하나도 없구나. 세상 다 살았어.’ 그렇게 생각하며 이후 30년 세월을 그저 그냥 소일하며 무료하게 보냈답니다. 하루하루가 의미 없는 생활의 연속이었지요. 그런데도 그분은 이후 36년을 더 사셨던 겁니다.

헌데 어느 날 서예학원 근처를 지나다가 붓글씨에 관심을 갖고 그에 몰두한 결과, 96살 향혼에 서예전시회를 갖게 되었답니다.

아직은 조잡한 필력이지만 그래도 이 나이에 무언가 새롭게 해내었다는 자부심이 지난 36년 동안의 허송세월을 살았던 삶을 벌충해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조금만 더, 정말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다면 지난 30년 세월을 허송하게 보내지 않았을텐데, 그 무엇을 하여도 능히 해 내는데도 말에요.

단지 나이가 많다고, 더 이상 어떤 일을 할 수 없다고 지레 단정하고는 자신을 놓아 버린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핑계였습니다. 평균수명이 90살에 이른 지금, 제2, 제3의 직업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님께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갖고 야간대학에 다닌다고 하셨는데, 무엇보다도 그 일에 신명을 다 하십시오.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겁니다. 당장에 자기 일에 헌신한다면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시각도 달라질 겁니다. 힘내세요."

_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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