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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년, 새마음으로 시작합니다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3. 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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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년, 새마음으로 시작합니다

-마산중리초등학교 4학년 1반

 

올해는 4학년을 맡았습니다. 어느 학년을 맡는다고 해도 개의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태껏 6학년을 고집했습니다. 좀 더 젊었을 때 다 다른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일깨워 주고픈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초심은 햇평아리 교사 때부터 가졌던 소신입니다.

 

개학을 앞두고 마음이 설렜을 겁니다. 담임이 누군지, 어느 친구와 같은 반이 되는지 궁금했을 테지요. 저 역시 새 학년을 맞이할 때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일 없습니다. 학교울타리는 누구를 만나더라도 함박꽃이 활짝 핍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쉽게 친해집니다.

 

무엇보다도 새학년, 새학기에는 아이들 마음으로 살고자 합니다. 그들이 좀 더 자유롭고, 좀 더 유연하며, 좀 더 당당하도록 도와주렵습니다. 융합적 사고로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기발하게 표현하도록 이끌겠습니다. 그게 잠재적인 능력과 가소성을 계발하는 단초입니다.

 

똑같은 생각보다 다 다른 시각을 갖도록 여력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이웃들의 삶을 바른 눈으로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을 통하여 함께 사는 보람을 일깨워주어야겠습니다. 더불어 자연환경의 소중함도 같이 이야기하렵니다.

 

지금까지 35년 교직생활을 통하여 아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칭찬하는 데 신실했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일은 칭찬과 격려입니다. 이는 열 번을 되풀이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습니다.

 

칭찬과 격려만큼 아이들에게 흡족한 일은 또 없습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오직 공부만 하라고 다그치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진정한 배움이란 자신이 좋아서 즐겨야 합니다. 그것을 안다면 부모가 먼저 욕심을 갖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들도 견뎌내기 힘든 어려움을 만나고, 아픔과 슬픔을 겪으며, 절망감을 가집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꿋꿋하게 이겨냅니다. 아이들의 존재를 믿어야합니다. 아이들은 당면한 공부에만 얽매이지 않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지적 욕구가 활발한 아이들에게 절실한 게 많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폭넓은 경험의 깊이를 더하는 겁니다. 건강한 사고를 바탕으로 일상의 크고 작은 일에 도전하며, 세상에 조금씩 눈을 떠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의 꿈을 자유롭게 가꿉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불어 사는 삶을 깨우쳐야 합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줄 겁니다. 따뜻한 이야기에 크게 감동하는 마음을 갖도록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나눌 겁니다. 맑디맑은 동심이 총총하게 드러나도록 동시도 읊조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좋은 그릇이 되도록 허튼 일에 단호하게 대처하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법을 넉넉하게 가르치렵니다.

 

결코 말로써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참는 힘을 길러 주고, 깜찍한 재치와 유머, 풋풋한 웃음이 배어나도록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겁니다. 더불어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지적 호기심을 크게 가지고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겠끔 부추겨 주어야겠습니다. 아이들은 들풀처럼 꿋꿋하게 자라야 합니다.

 

하여 제가 맡은 반 아이들은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며, 제 빛깔 제 모습으로 생활할 겁니다. 혼자서는 작지만 어우러져서 큰 꽃밭이 되게 반을 이끌고자 합니다.

 

강윤서 김별 김상엽 김에스더 김필립 김예지 문광은 김은우 박준영 김지우 이상훈 안시연 이시온 유희진 이우승 이다은 이장형 이수빈 이찬희 이유진 정동현 정연진 최지원 스물셋 중리초등학교 4학년 1반 아이들과 좋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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