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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교육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3. 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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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교육

 

삼세지습(三歲之習) 지우팔십(至于八十).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평소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조그만 일 하나부터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다. 물론 아직 여물지 않은 아이들이라 좋게 받아들이면 그다지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반드시 꼬집어 주고, 따끔하게 충고해주고픈 마음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다.

 

사람이 사는 기본이 의식주다. 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해도 먹고, 입고, 안주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그래서 해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면 기본에 충실하라고 하나하나 건넨다. 바짝 마른 스펀지 같은 아이들은 흡습성이 강해 권하는 족족 좋게 받아들인다.

 

교육은 참다운 의식화 과정이다. 끊임없는 반복이야말로 아이들의 삶을 충실하게 챙겨주는 바탕이다. 때문에 특히 음식을 대하는 데 남다른 관심을 갖는다. 점심급식시간은 물론, 수학여행, 수련활동 중에 아이들이 음식 대하는 버릇을 세세하게 지켜본다. 대부분 걱정 삼을 게 없다. 그러나 개중에 식탐이 두드러져 보이는 아이가 보인다. 무척 신경이 쓰인다. 허겁지겁 많이 먹으려 바쁘다. 성장기 아이들이라 잘 먹는 걸 탓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무조건 많이 먹으려는 데만 욕심 부리는 아이는 저지가 필요하다.

 

요즘은 자녀를 많이 두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제 자식이 더없이 예쁘다. 그래서 아이가 원하는 대로 챙겨주는 게 부모의 사랑인양 넘친다. 그런 자식 사랑은 결국 과식하기에 이르고, 비만한 아이로 자란다. 고도비만을 겪는 아이를 보면 먹성이 좋다. 또 친구관계나 학습활동이 더디고, 신체활동 또한 재바르지 못하다. 때문에 그러한 스트레스를 먹는 데 푸는 경향이 짙다.

 

잘못된 식사습관은 여간해서 바로잡기 힘 든다. 급식시간에 먹는 양은 덩치에 관계없다. 물론 몸이 푸짐한 아이가 많이 먹는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고정관념일 뿐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몸집이 빼빼 마른 아이들이 먹는 양이 더 많다. 일정하게 주어지는 양이 날마다 적다고 한두 번 더 받아먹는다. 급식지도를 하지만 그때마다 뜯어 말릴 수 없다.

 

아이도 스스로 많이 먹는다는 걸 인정한다. 여자 아이도 별 거리낌 없이 얘기한다. 요즘 세상에 끼니를 굶을 정도로 영양 공급을 부실하지 않다. 그런데도 몇 번이나 말려도 끝내 더 먹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많이 먹이고, 먹을거리에 너그러운 게 사랑이 아니다. 아이는 자기가 먹어야하는 양을 가늠하지 한다. 자기 입맛에 맞는 음식을 대하면 그냥 먹어댄다. 그런 까닭에 적절한 식사지도가 따라야한다.

 

요즘은 외벌이보다 맞벌이 가정이 많다. 때문에 음식을 챙겨줄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래서 손쉬운 즉석식품이나 가공식품으로 아이를 키운다. 예전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지고, 부모의 말씀이 빛을 잃어간다. 아이들의 식사습관에 대한 자잘한 문제는 거기에서 비롯된다. 한번쯤 곰곰이 따져 보아야할 일이다. 아이가 사랑스러울수록 관심을 가져야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서 애써 돈을 벌어야한다. 하지만 생활에 기본이 되는 식사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밥상머리 교육도 절실하다. 단지 비만아가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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