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彌來寺) 해우소(解憂所)
박 종 국
경남 통영대교를 지나 관광특구 산양면 미륵도를 일주할 때는 반드시 미래사에 들려보시기를 바랍니다. 영운리에서 달아공원 방면으로 조금가면 미래사 알림판이 보입니다. 그곳에 가면 하늘 향해 곧게 자란 삼나무와 울창한 편백수림이 장관입니다.
미륵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미래사는 미륵부처님께서 오실 산이란 뜻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말사로, 효봉스님의 상좌였던 구산스님이 석두, 효봉 두 큰스님의 안거를 위해 1954년에 세운 암자입니다. 양쪽으로 큰 벽화가 붙은 미래사의 [三會度人門]을 들어서면 맞은편에 대웅전이 나오고, 왼쪽으로 돌아가면 아주 특이한 건축 양식인 범종루를 만납니다. 범종루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십자팔작누각(十字八作樓閣-亞字形)은 보면 볼수록 단아함이 느껴집니다.
공기 맑고, 물맛 좋기로 소문난 미래사 약수, 계곡에는 새소리 가득합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꼭 한번 다녀와 보십시오. 신성관념(神聖觀念)을 갖게 하는 청정도량(淸淨道場). 경내가 연초록의 융단잔디로 깔끔하게 단장되어 청량감이 물씬 저며 납니다. 불자님들의 일심정진(一心精進)과 울력이 돋보입니다. 그러한 기도도량(祈禱道場)이기에 항시 삶의 길을 묻는 수행자나 신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구산, 일각, 법흥, 원명, 고은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들이 깨우침을 얻었고, 수산, 구암, 법정 스님을 비롯한 여러 큰스님이 나셨습니다.
그밖에도 요사채 자항선원(慈航禪院)과 설매당(雪梅堂) 툇마루에 앉아 보세요. 비바람에 씻겨 녹록하게 빛바랬지만, 무엇 하나 흐트러짐 없이 매만져진 경내가 온정한 마음을 일깨워줍니다. 그러고도 특히 권하고 싶은 데가 해우소(解憂所)입니다. 단지 해우소가 생리작용을 돌보는 곳이겠지만, 그곳에 들리면 입구에서부터 마음이 달라집니다. 뜨악하니 놀랍니다. 여느 사찰 해우소와 다른 아름다운 베풂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해우소로 들어가기 전에 물옥잠과 부평초가 둥둥 떠 정겨움은 물론, 금붕어 무리 지어 살아가는 한가함을 봅니다. 똥오줌을 내놓는 일이 그렇게 아름다운 일일 수 없습니다. 해우소를 빙 둘러 맑은 계곡 물이 흐르고, 도랑 가득 부평초와 금붕어가 반겨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청정도량에서, 일심정진하는 스님들의 조그만 배려가 뭇 사람을 즐겁게 챙겨줍니다. 볼 일을 다 본 후 손 씻고 몸매 부시는 일까지 그곳에서 기도하는 스님들은 소소한 일 하나 놓치지 않습니다. 미래사 해우소에 꼭 들러보세요. 너무 정갈해서 두렵습니다.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진심으로 사랑을 나누는 연인이라면 편백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을 따라 미륵불을 만나보세요. 가벼운 입맞춤을 나눠보세요. 서로의 믿음이 새로워질 겁니다. 그리고 앞을 굽어보세요. 미륵산을 등지고 사방이 바다로, 추도, 연대도, 비진도, 용초도, 한산도가 미륵도를 품어 안았고, 고개를 들어 사방으로 둘러보면 사량도, 욕지도, 연화도, 매물도가 호위합니다. 더 멀리 고개를 들고 바라보면 거제도와 고성, 삼천포가 눈에 들어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조망하게 합니다. 미래사는 그러한 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산문(山門)을 나서면서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담영불(潭影佛)에는 백련이 하얀 꽃을 드리우고, 남생이 수십 마리가 기어 나와 해바라기합니다. 금붕어 비단잉어도 한가로이 노닙니다. 넉넉합니다. 그래서 그곳 연못에는 이런 푯말 하나 걸렸습니다. 이곳은 중생들이 편안하게 쉬는 곳이며, 마음 예쁜 분들이 방생한 미물들 놀라게 하지 말고, 아프게 하지 말라고. 세상의 모든 일에 부딪혀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슬픔 없이 티끌 없이 안온함,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이라고.
열심히 깨우치며 살아야겠습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재능을 부정하는 게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가 바로 '부정'입니다. 자신이 스스로의 재능을 부정한다면 정말 자신은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망설임'입니다. 사람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의 '언젠가 섬' 에서나 그 재능들을 보여줍니다. 그들에게 내일이란 자신의 재능을 보여줄 기회를 피하기 위한 가장 큰 핑계입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만 못합니다. 자투리 시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여행 많이 다니십시오. 풀꽃을 찾아보세요. 참다운 삶의 의미가 진작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어우러지는 일도 그렇게.
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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