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이야기 

참새 이야기

삶의 회의를 느낀 참새, 그는 날마다 먹이를 찾아 다녀야하는 일이 괴로웠다. 어느 날 주차장 셔터에 끼어서 죽을 뻔한 일도 겪었다. 한톨이라도 더 먹으려고 싸우는 일도 지겨웠다. 휴일이면 남들은 벚꽃 놀이도 다녀오고 여유롭게 사는데, 그러지 못한 자신이 싫었다.

  

점심 때면 수돗가에서 주린 배를 채우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스승 참새를 찾아가 하소연했다.

"저는 이 세상을 살기가 싫어졌습니다. 너무나 치열하고 비참해서요. 어제는 하찮은 거미줄에 걸려 죽다 살아났습니다."

스승 참새가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그냥 땅에 코 박고 죽어버리든지, 깊은 산속에 들어가 불쌍한 참새들을 위해서 기도나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따라 오너라!"

스승 참새는 그를 데리고 연못 근처로 날아갔다.

연못은 위에서 흘러 들어온 흙탕물 때문에 검붉었다. 그런데, 거기에 뿌리를 내린 연에서는 놀랍게도 꽃봉오리가 화사하게 피어올랐다.

스승 참새가 말했다.

"연꽃은 저 더러운 흙탕물에서 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고 오히려 더러운 자기 터를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든다. 연뿌리의 속알맹이는 얼마나 희더냐? 너도 이 험한 세상을 떠나 도피하려 하지 말고 주어진 그 곳에서 살면서 네 삶의 텃밭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들도록 힘써라. 그것이 보람찬 삶이 아니겠느냐? 살아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와 행복해야 할 의무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