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달걀이다
어느 분이 도를 닦으러 산으로 갔다.
산에서 스님이 되어 도를 깨우치려 했다. 그렇지만 삶이란 진정 무엇인지 깨달음이 없이 20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는 더이상 희망이 없어서 산을 내려왔다.
그가 시골 장터를 기웃거리며 시골로 향했을 때, 어느 계란장수 할머니가 이렇게 외쳤다.
"삶은 달걀이요! 삶은 달걀이요!"
순간, 이 말에서 그는 도를 깨우쳤다.
요컨대 삶은 달걀이다. 달걀은 둥그렇게 생겨서 돌리면 비틀거리며 돈다. 삶도 이처럼 기우뚱 거리며 도는 거다.
돌리면 둥글둥글 도는 세상.
달걀의 노란자위를 많이 먹으면 동맥경화에 걸린다.
그래서 노른자위에 앉은 사람들, 그자들은 제명에 못죽는다.
달걀을 보면 흰자위가 많고, 이것이 노른자위를 감싼다.
결국 더 많은 민초들이 권력자들을 감싼다.
10% 소금물에 달걀을 담그면 상한 달걀은 떠오른다.
보기엔 다 똑같은 달걀이라도 검사를 해보면 구분이 된다.
곧달걀이 위로 떠오르듯이 머리 내밀기 좋아하고, 소위 뜨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
다른 물질들은 열을 가하면 풀어지거나 죽처럼 된다. 그렇지만 달걀은 열을 가하면 가할수록 더 굳는다.
사람도 열을 받을수록 더 단단하게 굳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달걀은 삶이다.
삶은 달걀이다.
우리의 삶은 어쩌면 달걀을 꼭 닮았다.
그 분이 이 진리를 깨닫고 '삶은 달걀이다'라는 주제로 신촌 모 대학에서 1시간의 특강을 했다고 한다.
인생의 고비를 넘어설 때마다 배울 게 많다.
진정 우리의 삶은 남에게 보호를 받는 삶이 되기보다는 내가 남을 보호해주는 그런 삶, 보기엔 좋지만 먹기엔 나쁜 노른자위보다는 세상을 받치는 삶, 남에게 돋보이며 빈 삶을 살기보다는 뜨지는 못해도, 평범하게 살아도 실상은 싱싱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겉보기에 아름다운 회칠한 무덤보다는 보기엔 평범해도 속이 제대로 찬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