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연필로 글 쓰나?
박 종 국
세상 많이 변했다. 모든 게 바삐 지나친다. 핸드폰만 해도 그렇다. 그 좋던 제품도 불과 서너달이면 구형대접이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접속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연방 구형신세를 면치 못한다. 자동차도 신차모델이 줄을 잇는다.
독일에 다녀온 친구의 말을 빌면 그곳 사람들은 아직도 예전 컴퓨터를 요긴하게 사용한다고 했다. 직접 눈으로 봤으니 오죽하랴. 우린 그런 구닥다리 컴퓨터는 박물관에서나 구경할 따름이다. 어쨌든 우리네 속아지는 첨단을 좇아야만 직성이 풀린다.
지자체가 실현으로 사람살이도 많이 달라졌다. 주민복지를 위한답시고 청사를 빠까번쩍하게 짓고, 도로를 넓혔다. 어딜 가나 4차선 도로가 훼하니 뚫렸다. 지자체 실시로 가장 발전한 부문은 도로망이다. 한참을 지켜봐도 가뭄에 콩나듯 다니는 차량, 근데도 전국 어딜가나 도로하나 시원하다. 수려한 산야도 무참하게 깎이고 구멍이 났다. 어쩌면 우린 전생에 두더쥐 족속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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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견한 예긴지 모르겠으나, 요즘 초등학생도 연필을 사용하지 않는다. 워낙에 각양각색의 필기구가 많아 연필을 쓰라고 뜯어말리지도 못한다. 게다가 연필심을 따로 파는 대용연필은 굳이 연필을 깎지않는다. 리필 연필심을 끼워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러한 필기구에 익숙한 아이들 글씨가 엉망이다.
사그락사그락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가 얼마나 정겨운가. 그게 바로 아이의 심성을 일깨우는 소리다. 우리는 이제 그런 즐거움마저을 잊어버렸다.
연필쓰기는 내가 반 아이들에게 크게 욕심 부리는 일 중의 하나다. 그것도 손으로 직접 깎아서 사용하게 한다. 자라는 아이들, 연필 하나 깎는 일도 섬세한 감성을 키우는 데 소중하다. 편한 필기구를 두고 굳이 칼로 연필을 깎으라고 다그치면 열에 아홉을 꺼린다. 그렇지만 습관이 되고나면 그보다 좋은 게 없다고 꼭꼭 연필을 챙긴다.
연필로 글을 쓰다보면 글쓰기도, 글맵시도 좋아진다. 게발 새발 하던 아이의 글씨가 낭창낭창하게 잘 써진다. 가수 전영록씨가 부른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란 노래가 한 때 유행했다.
그렇듯이 연필은 우리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영원히 사랑 받는다. 아무리 문명이기가 발전해도 연필은 그 모습 그대로 온전하다. 바늘도 낚시바늘도 마찬가지다. 자라는 아이에게 쉽게 쓰는 필기구를 권하기보다 자기가 직접 깎은 연필을 사용하도록 배려해 보라. 아이의 글씨가 유달라진다.
꼬장꼬장 얘기같아도 때론 해묵은 게 더 미덥다.
ㅣ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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