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고무신
30여 년 전 제가 대학에 다닐 때 일입니다.
학과 동기들과 함과 자주 이용했던 단골국밥집. 그 국밥집은 10명도 앉기 힘든 작고 허름한 식당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맛도 좋고 저렴한 가격에 양도 푸짐했습니다. 점심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학생들에게는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 국밥집 선반 위에는 식당 할머니가 매일 먼지를 털고 깨끗이 닦아 놓는 고무신 한 켤레가 놓였습니다.
그 모습을 본 어떤 학생 한 명이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 왜 고무신을 소중히 보관하시는 거예요.”
그 말에 할머니는 학생에게 말했습니다.
“몇 년 전, 어느 비 오는 날 슬리퍼를 신고 가다가 그만 슬리퍼 끈이 끊어져서 어찌할 줄 몰라 멍하니 섰는데, 10여 분이 지났을까 어느 학생이 고무신을 하나 사서 대뜸 내 발에 신기고는 휙 사라지는 거야. 그래서 이걸 볼 때마다 그 마음이 그저 고맙기만 해서, 고무신이 아까워서 어떻게 신고 다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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