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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에너지

한국작가회의/한빛소리원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5. 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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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에너지


카테고리 : 박종국의 세상만사 | 조회수 : 9812011-12-30 오후 7:39:00


박종국의 글밭 2011-301

오래 사는 에너지

박 종 국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라 했지만 그게 말처럼 되지 않습니다. 늘 하찮은 일에 얼굴 붉히고 나서 후회 남을 때가 많습니다. 마음 비우면 꼬장꼬장한 일에 쏠리지 않고, 갈피잡지 못하는 일이 없을 텐데…. 지천명의 나잇살을 가져도 너른 마음 그릇 부시려면 아직 소용할 게 더 있나 봅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본연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일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답습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자신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만큼 에너지가 생기고, 삶의 의욕이 넘쳐납니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는 마음이 넓어지고, 사물을 관조하는 시선이 부드러워집니다. 게다가 모든 일에 감사하고 베풂이 커질 뿐만 아니라 생각이 너그러워집니다. 근데도 나는 아직도 나만의 섬을 만들 때가 많습니다.

일전에 세계 백세클럽 가입자들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담자들이 내놓은 장수의 비결은 그다지 특이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장수비결은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는 것과, 욕심을 적게 갖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행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무병장수하는 것을 바랍니다. 이는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욕망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무한정 쏟아져 나오는 문명이기들에 쉽게 붙잡히고, 잡다한 가공식품에 주저함이 없이 먹혀듭니다. 급기야 웰빙을 테마로 하는 삶의 방식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장수의 비결이 적게 먹는데 있다는데, 우리는 날마다 과식을 하는 것도 모자라 포식까지 해야 만족합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떠한 것을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는 탐욕스런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위나 명예를 더 높이려고 바동대는 일도 마찬가집니다. 때문에 오래 살려면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장수의 비결은 덜 성급하고, 덜 미워하고, 덜 욕심내며, 덜 망각하는 데 있습니다. 남의 거울만 보고 강박관념에 쫓겨 가는 것보다 느긋하게 자신의 거울을 바라보고, 자신의 인생목표와 상충하지 않도록 여유를 갖는 데 있습니다.

장수의 비결은 언제나 자신의 생활 주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에너지를 많이 쏟는 곳에 있습니다. 또한 그것은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데 있습니다. 하여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문제를 바르게 보고, 수 없는 삶의 모순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해집니다.

인생길이 너무 쉬우면 진정한 성숙을 이룰 기회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인생은 전투라기보다는 춤에 더 가깝습니다. 그런 까닭에 무턱대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듯이 요란스러울 까닭이 없습니다. 좋게 생각하고, 욕심을 덜 가지면 더 사랑하고, 더 자비롭고, 더 겸손하며, 더 참고 견디는 힘이 생겨납니다. 그러한 가운데 오래 사는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모순을 다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운 삶의 흐름을 생각해봅니다. 보통사람으로서 예사롭지 않은 삶을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요즘은 조금만 일에도 민감해집니다. 나이 들수록 속아지는 되레 좁아지나 봅니다. 내 삶의 각질이 너무 두터운 까닭입니다. 세상일은 언제나 발밑의 현실에 뿌리 두고 있는데 말에요. 암튼 삶은 전투라기보다는 춤에 더 가까워야겠습니다. 그게 오래 사는 에너지요, 장수의 비결이겠지요. 201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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