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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자폐를 가진 장애인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을

한국작가회의/한빛소리원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5. 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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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자폐를 가진 장애인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을


카테고리 : 박종국의 세상만사 | 조회수 : 12612011-12-21 오후 11:39:00


지금, 주변의 자폐를 가진 장애인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영화 <말아톤>과 <레인맨>을 보라

박종국

 

학급 담임을 맡으면 종종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자폐아다. 이는 선천성 지체장애아나 후천성 절단장애아는 특수학교로 진학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학교마다 장애아를 위한 교육시설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중증 정도가 경미한 자폐아의 경우, 학급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한둘 아니다. 당장에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 손갈 데가 너무 많다.

 

하여 자폐아를 이해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장애인 관련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그동안 꼼꼼히 챙겨보았던 영화 중 <레인 맨(Rain Man, 1988)>은 자폐증이 있는 형과 약삭빠른 동생과의 관계를 묘사한 영화, <카드로 만든 집(House of Cards, 1993>, 아빠의 죽음을 목격한 어린 딸이 심한 자폐증상을 나타내고 이를 극복하려는 눈물겨운 모정을 그린 영화였고, <말아톤, 2005)>은 자폐아 초원이의 마라톤을 통한 장애극복과 사회적응을 그린 한국영화다.

 

자폐아 교육의 이해를 위해 내가 선정한 영화들은 대부분 내가 감동받고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레인맨>과 <말아톤>은 먼저 손가락에 꼽는 영화다. 다시 봐도 감동이 여전하다. 특히, <레인맨>을 보면서 ‘레이몬드가 왜 그렇게 됐으며 왜 저렇게 행동할까?’에 집중했다. 때문에 영화 속 주인공 레이몬드를 통해서 자폐에 대한 원인과 행동적 특징을 살펴보고 자폐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되었다.

 

또 하나, <말아톤>도 감동적인 홀로서기 영화로 자폐아 이야기라는 데 있다. 영화 속의 초원이 엄마는 스물일곱 살의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편집증을 가진 자폐아를 동물원 앞에서 고의로 아이의 손을 놓아 버린다. 장애아를 둔 부모로서 지치고 힘든 현실에 이성과 모성을 방기한 것이다.

 

자폐아, 일반적으로 자폐증은 하나의 행동적 증후군으로서 사회적 상호작용에 있어서의 발달장애, 의사소총과 상상력에 의한 활동의 장애, 그리고 현저하게 한정된 활동과 관심인 장애다. 비단 영화 <말아톤>의 반향뿐만 아니라 주변에 자폐아라는 병명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자폐아동의 과다행동으로 빈발하는 자해행위가 크게 문제시 되는데, 화가 난다든지 기분이 불안하면 보통 머리를 바닥이나 벽에 박거나, 자기의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고, 입술을 깨물며, 머리털을 뽑거나 신체 부위를 심하게 긁는 행동을 되풀이한다.

 

이 밖에도 자폐의 증상으로는 다른 사람의 존재나 감정을 깨닫는 데 있어서의 현저한 결핍이 와서 사람을 마치 가구의 일부분인 것처럼 취급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기쁨과 고통을 알지 못한다. 또한 사회적인 놀이가 없거나 이상해서, 간단한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도 하고 혼자 하는 놀이를 좋아한다. 때문에 또래 친구외의 우정을 쌓는데 심한 장애가 있다. 뿐만 아니라 뿐만 아니라 자폐아는 눈을 마주 치거나 얼굴표정, 제스처, 몸짓 등의 의사소통 양식이 없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장애아를 정상으로 돌려놓기만을 강요하였다. 한 마디로 엄청난 기적이 모든 장애인들에게 생기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자폐장애를 완치시킬 수 있는 특효약이나 특수치료는 아직까지 없다. 단지 자폐장애아를 위한 치료라고는 행동장애 증상을 감소시키고, 언어발달 등 지연된 발달이 좀 더 진전되도록 조성해 주고, 자기 관리 기술을 길러주는 것뿐이었다. 그 이유는 자폐장애가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며, 예후는 대체로 나쁜 편이다. 자폐아의 약 1-2%만 성인이 되어 자립된 생활을 하며, 자폐아의 2/3은 심한 장애로 장기간의 입원생활을 해야 한다.

 

중증자폐아를 둔 동료교사가 있다. 그는 장애아에게 정상인이 되기를 강요하는 사회와 맞서서 자폐아를 위한 소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은 대부분의 부모가 자폐아를 고치겠다고 백방으로 다니며 노력하는 것은 사실,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자폐아의 치료목표는 장애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장애를 인정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인구 1000명당 1명 정도가 자폐아라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아니다. 나는 자폐아와 상관없다고 발을 뺄지 몰라도 자녀가 자폐아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나면 아이에게 너무나 편해진다. 그게 자폐아 치료의 관건이다. 당장에 자폐아를 두고 절망에 빠지는 가족도 있겠지만, 언젠가 이 땅의 모든 자폐아들이 “엄마!, 아빠!”라고 불러 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은 악몽이 아니라 희망이다.

 

천안지역 장애인종합정보지 <한빛소리> 제 165호, 2010년 3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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