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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소통과 휴머니즘의 서부영화 ‘뉴스 오브 더 월드’

한국작가회의/영화연극음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5. 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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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소통과 휴머니즘의 서부영화 ‘뉴스 오브 더 월드’


 

서부영화만큼 미국을 대표하는 장르는 없다. 서부영화가 그 어떤 장르보다 미국적인 이유는 서부 개척시대 미국 문화와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인의 개척정신과 모험정신이 잘 담겨져 있는 서부영화는 초기에는 영웅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인디언들과의 총격전, 원주민 마을의 습격, 폭력 등을 보여주며 개척시대의 삶을 주된 소재로 삼았다. 할리우드의 영화의 시작과 함께한 서부영화는 그동안 수많은 변형과 재창조의 과정을 거쳐 현재까지 꾸준히 제작되며 사랑받고 있는 장르다.

 

최근 공개된 폴렛 자일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뉴스 오브 더 월드’는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감동적인 서부영화다. 1870년대 남북전쟁이 끝난 뒤, 미국이 하나의 연방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생기자 남부 사람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며 분열된다. 또한 인디언들은 자신들의 거주지에서 밀려나는 혼돈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때 대위로 남북전쟁에 참전했던 제퍼슨 카슨 키드(톰 행크스 분)는 인디언 소녀 조해나(헬레나 젱겔 분)를 만나 시골을 돌아다니며 신문과 잡지에 난 뉴스를 읽어주며 사람들에게 세상 소식을 전한다.

 

영화는 언론매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먼저 키드는 신문을 읽어주며 마을 사람들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당시에도 신문이 발행됐지만 모든 사람들이 신문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문맹률도 높았고 교통도 원활하지 않아 신문을 받아 볼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키드는 신문을 읽어주기 전에 깔끔한 슈트를 입고 생기 있는 목소리와 능청스러운 연기로 신문을 읽으며 사람들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돕고 더불어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희망을 전달한다. 영화에서는 신문과 같은 언론매체가 정보를 전달하고 지식을 배울 수 있게 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알려준다.

 

 

키드와 조해나의 관계 속에서 소통을 말한다. 인쇄소를 운영했던 키드는 전쟁으로 인해가족과 일터를 잃게 된다. 돌아갈 곳도 일자리도 없자 그는 뉴스를 읽어주며 방랑생활을 시작한다. 조해나는 독일 이민 가족의 딸이었으나 인디언의 습격으로 부모 모두 죽고 인디언 손에 키워졌다. 때문에 인디언 부족 언어를 쓸 뿐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키드와 조해나는 위기의 상황에서도 잘 해쳐나가며 서로의 목숨을 구하면서 서로는 더욱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들의 관계에서 세대, 성, 지역 그리고 더 나아가 인종간의 장벽을 허물고 소통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분열과 갈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영화는 전쟁 후 혼란스러운 미국의 상황, 미개척지의 황량한 자연과 마을이 배경이다. 미국인의 입장에서 서부시대는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인디언들의 입장에서 볼 때, 개척시대는 침략으로 자신의 땅을 빼앗긴 수탈의 역사다. 조해나는 인디언 문화를 대변한다. 영화는 외면할 수 없는 미국의 역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조해나를 통해 함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폴 글랜스 감독은 두 사람이 소통과 사랑으로 아버지와 딸이 되어 뉴스를 전달하며 전보다 밝은 모습으로 삶을 이어가게 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서 화합의 희망을 담아낸다.

 

우리는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세대간, 국가간 그리고 이념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영화 ‘뉴스 오브 더 월드’는 다른 서부영화와 달리 전체적으로 우아하며 감동적이다. 그리고 갈등과 분열을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것이 단절되고 직접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오해와 불신이 커지고 있는 지금, 영화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소통을 통한 화합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지를 느끼게 해 준다.

 

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 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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