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행복의 조건

박종국

1989년 달라이 라마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어느 기자가 "다음은 뭐죠?"라는 질문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새삼 떠오른다.
사람은 하나의 소망을 이루는 즉시 다음 목표를 위해 달려간다. 축복을 향유하고, 느긋하게 음미할 겨를이 없다.
문제는 현재 갖지 못한데 연연하기보다 더 큰 소유를 갈망하는 습관 때문이다.
한 예로, 좋은 동네에 멋진 집을 사서 이사한 사람. 그는 새로 마련한 집에서 다음날까지만 행복했다. 왜냐? 불과 사흘만에 그는, 좀 더 크고 좋은 집을 샀으면 하는 욕심이 마음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이다.
그 생각에 사로잡힌 그는, 그 집에서 단 하루도 즐겁게 지낼 수가 없었다. 물론, 그가 유별난 사람이라고 단정겠지만, 보통사람은 그와 비슷한 욕심을 가졌다.
현대인은 매우 풍요로운 물질 문명 속에서 산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은 전세계 인구의 6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세계 천연 자원의 거의 절반을 사용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만족스럽게 산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쩌면 우리는 역사상 가장 불만족스러운 시대에 산다!
많이 가진다고 해서 나쁜 일은 아니다. 다만 더 가지려는 욕망은 끝이 없고, 그러다보니 그 욕심이 제대로 충족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생긴다.
많이 가질수록 좋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결코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
무엇이 보다 나은 삶인가?
어렵겠지만 바라는 바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않고, 지금 삶에 충실할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현재 누리는 축복에 감사하면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은 무수히 많다.

|박종국참살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