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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도 연습이 필요하다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11. 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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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도 연습이 필요하다

박종국

강의요청을 받으면 마음트기여 앞서 동시 한 편을 감상한다. 때로 3분 스피치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밝혀 보는 기회도 가진다. 그러나 대개 멀뚱멀뚱, 의외로 자신을 선뜻 드러내지 않는다. 평소 자기를 표현하는데 소홀했던 탓이다.

"난 강점이 없어요."
"나는 장점이라고 내세울 게 하나도 없어요."
"내가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정말 내가 잘하는 게 '이것이다'고 드러내놓을 만한 게 별로 없다는 듯 '뜨악한(?)' 표정이다. 하고픈 이야기는 많은데, 막상 멍석을 깔아놓으니까 괜히 머쓱해진단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다른 강의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자기 강점을 밝히려니 막막하다고 했다. 그래서 방법을 바꾸어 봤다. '남을 칭찬하고픈 이야기'를 글로 써 보면 어떨까 싶어서였다. 그래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칭찬거리를 찾느라 연필만 돌돌 굴린다. 숫제 낑낑댔다. 정말 '예쁜 짓(?)'을 골라서 칭찬하자니 거리가 없다는 얘기다. 이렇듯 우리는 자신을 드러내는데 주저할 뿐만 아니라, 남을 칭찬하는 데도 인색하다. 이는 비단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칭찬의 기본은 관심이다. 관심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그 작은 변화를 금방 알아채는 눈을 가진다. 칭찬의 씨앗은 무시로 싹을 틔운다. 그땜에 칭찬할 '거리'는 무궁무진해진다.

사실 상대방을 칭찬하는 게 쉽지 않다. 상호역할 범주가 달라서 어떤 걸 말해야 할 지, 어떤 일을 골라 칭찬을 해야 할 지, 평소 별로 한 게 없으면 더욱 꺼려진다. 그러니 봄날처럼 좋은 분위기에 휩싸였다가도 누구하나 칭찬하려면 진땀이 난다.

"선생님, 이발을 하셨네요. 참 잘 어울려요."
"그 옷 자주 입고 오세요. 머리가 상쾌하고 시원한데요."
"선생님, 책 많이 읽으시나 봐요. 평소 읽을 만한 책 추천 해주세요."

칭찬에 인색하기보다 소소하지만 기분 좋게 하는 말은 서로가 즐거워진다. 작지만 기분 좋은 말이 술술 나오는 사람 곁에 서면 절로 행복해진다. 그러한 칭찬은 결코 아부도, 비굴도 아니다. 진심어린 미소와 마음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면 누구든 좋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도저도 아니고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누구를 칭찬한다는 게 힘 든다. 칭찬도 연습이 필요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자기에게 좋아해주는 사람과 잘 지내는 건 누구나 쉽게 한다. 그런데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 그 누군가를 설득해야한다면 그것은 결코 쉽지 않다. 먼저, 그의 마음을 열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싫은 사람도 시치미 뚝 떼고 칭찬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찾아서 칭찬해야한다.

혹자는 말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 드는 사람이라도 칭찬 연습을 석 달만 하면 칭찬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워진다. 칭찬은 하면할수록 좋게 묻어난다. 칭찬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넙죽넙죽 칭찬해야 한다. 다만 칭찬할 때 중요한 건 진심을 담은 칭찬이어야 한다."라고.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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