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멋
박종국
보통 멋하면 젊은이의 전유물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여성이나 병약자에게 서슴없이 자리를 양보한다. 요즘 젊은이에게서 쉽사리 보지 못하던 멋을 느끼곤 한다.
마치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보석을 감상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마 그 광경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년의 멋이 무엇인지 충분히 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년 남성은 그렇지 못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미 지나간 젊음을 아쉬워하기만 했지, 찾아오는 노년에 대하여 멋스럽게 맞이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는 남자가 노년을 지나면서 점차 멋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대다수 남성은 노년이 되면서 부와 여유도 함께 가져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이는 또한 많은 남성의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년의 멋이란 게 꼭 고급승용차를 타거나 고급 의상을 걸치고, 비싼 음식점을 출입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다. 노년의 멋이란 외모에서 풍기는 멋보다 정신적인 면까지 함께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답다.
길거리에서 맹인이 길을 잘 못 찾아 헤맬 때 따뜻한 손길을 내밀 줄 아는 사람, 도심에서 벗어난 한적한 들길을 걸으며, 작은 꽃송이 하나에도 즐거워 할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때 노년의 멋스러움은 젊은이의 기대 이상으로
귀중한 사회의 받침틀이 된다.
그런 노년의 멋을 가지려면 물론 건강이 첫째이다. 몸이 피곤하거나 아픈 데가 많으면 만사가 귀찮아져서 생동적인 생각도,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유도 가질 수가 없다.
따라서 바른 정신과 의식을 가지려면 그에 못지않게 건강을 지켜야 되고, 마음과 정신, 그리고 육체가 건강해야 비로소 외모에 신경을 쓸 여유가 생긴다. 외모에 멋을 부리게 되면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져서 노화방지에 도움을 준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긴장감을 갖게 해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적절한 대인관계의 긴장감은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
그러니 노년의 남성! 여성들이여!
이제 더는 주저 말고 멋을 부려 보라.
노년의 멋을 한층 가꾸어 보라.
멋진 사람은 늙지 않는다.
|박종국에세이칼럼-5